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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비하' 양문석 공천 파열음 …김부겸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뿐"
김부겸, 양문석 만나 '사퇴 결단' 촉구
양문석 "봉하마을 가서 사죄드릴 것"
이재명 "공천은 최고위가 하는 것"
2024-03-17 14:32:39 2024-03-17 14:35:03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노무현 비하'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경기 안산갑 예비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을 놓고 민주당 내 공천 잡음이 일고 있는 가운데, 김부겸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17일 양 후보에게 사실상 사퇴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 참석해 양 후보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양 후보가 먼저 김 위원장에게 다가와 "워낙 저한테 화가 많이 나 계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어쨌든 간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스스로, 여기서 새로운 게 뭔가 더 나오면 그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양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과거 '불량품'이라고 표현하면서 비하 발언 논란을 빚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1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사과했지만, 과거 국민의힘 지지자를 '2찍'이라고 표현한 인터넷 카페 글 등이 추가로 발견되면서 막말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양 후보는 봉하마을을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양 후보는 이날 후보자 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18일) 봉하마을을 찾아갈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직접 뵙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퇴를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는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필요하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손흥민의 축구가 계속 진화했던 것처럼 양문석의 정치도 조금씩 진화하고 있다"며 "변화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기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양 후보 막말 논란에 민주당 내에서는 공천 잡음이 일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공식 입장문을 통해 김우영·양문석 등 막말 논란을 빚은 후보들에 대해 "다시 한번 검증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도태우, 정우택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했다"며 "우리 당이 이런 부분에서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이날 양 후보의 사퇴 요구를 암시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고 최고위원은 "노무현 대통령을 살아 생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다"며 "그럼에도 서거 소식을 듣고는 생면부지의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분향소로 달려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론과 정치인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 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며 "이번만큼은 후회할 일을 하고 싶지 않다. 15년 전 가슴 속으로 다짐했던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양 후보의 과거 발언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 욕하는 게 국민의 권리 아니냐'고 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했다고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양 후보 발언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언급, 김 위원장과는 반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후보자 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선거 지휘는 선거대책위원회가 하고 공천은 최고위원회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선대위 내부에서 양 후보 공천을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기존 최고위에서 양 후보 공천 유지 결정을 한 것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이라고 비하한 양문석 후보가 여론이 악화되자 때늦은 사과에 나섰다"며 "이재명 대표는 '표현의 자유'라고 두둔한 이후 아무런 입장도, 조치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 비하의 유전자가 민주당 내에 깊이 각인돼 있다"며 "민주당이 부르짖는 시스템공천의 기준은 마지막까지 '친명' 내리꽂기 시스템공천이 될 것 같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은 지금도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향해있음을 명심하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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