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고물가로 인한 국내 소비심리 위축과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식품기업들은 대체로 지난해 실적 호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수출 증가 등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룬 곳들이 나타나면서, 연간 매출 '3조원'을 넘긴 식품기업이 전년도 7곳에서 9곳으로 늘었습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3조2247억원의 매출(이하 연결기준)을 달성하며 국내 종합음료기업 최초로 연매출 3조원을 돌파했습니다.
'펩시 제로슈거', '칠성사이다 제로' 등을 앞세워 제로 탄산음료 시장을 이끌었고, 제로 슈거 소주 '새로'가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했습니다. 경영권을 취득한 필리핀펩시의 매출 2500억원이 지난해 4분기에 반영된 점도 한몫했습니다. 다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한 210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CJ프레시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9% 증가한 3조74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993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습니다. 주력인 식자재 유통 부문의 실적을 견고히 다진 가운데 단체급식 부문은 역대 최대 매출을 시현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의 지난해 매출은 4조664억원, 영업이익은 177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매출은 유지 시세 하락 여파 등으로 0.2%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구조 개선과 글로벌 사업 확대로 30.8% 증가했다는 게 롯데웰푸드 설명입니다.
마트에 음료수가 진열된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오리온은 한국 법인 매출만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매출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을 기록했고, 빙그레는 매출 1조3939억원, 영업이익 112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썼습니다.
라면 회사들도 역대급 실적을 보였습니다. 신라면의 국내외 판매 확대 등으로 농심은 지난해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수출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 1조1929억원, 영업이익 146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삼양식품이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간 매출 '3조 클럽' 입성이 예상됐던 풀무원은 지난해 매출 2조9935억원에 그쳤으나, 매출과 영업이익(620억원) 모두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식품기업들이 이처럼 실적 증가세를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수출 증가와 고물가 반사이익 때문입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사업 결과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외식 물가와 식료품 물가의 고공행진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체급식이나 가공식품 등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외형 성장에도 내실은 엇갈렸습니다. 원재료 가격 인상 등을 방어하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한 곳이 있죠. 빙그레와 풀무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 185.2%, 135.4% 증가한 반면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는 5.5%, 35% 떨어졌습니다. 대상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4조1098억원으로 0.6% 증가했으나, 소재시장 불황으로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12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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