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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 팬덤③)'미공카'에 시름하는 10대 팬덤…사기 피해로 확산
포토카드 평균 마진율 150% 수준…리셀 최고 마진 950%
팬덤 욕망이 낳은 '포테크' 짭짤
'갈망포토' 구하다 짝퉁 포카에 사기 피해
2024-01-31 06:00:00 2024-01-31 06: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10대 팬덤이 소위 말하는 레어템 '미공카(미공개포토카드)'로 인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중고마켓 거래에서 포토카드는 웃돈까지 얻어지는 리셀(Resell)이 되고 있습니다. 앨범 구매 자체가 스타 굿즈 레어템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면서 생긴 현상인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미공카'를 구하려다 짝퉁 구매 등 사기 피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술에 젖은 기획사와 정부부처가 손놓고 있는 사이 모든 피해는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포토카드 리셀 시장, BTS 포카 946.5% 비싸게 거래
 
30일 공식 굿즈 판매 사이트인 위버스샵 기준 BTS 포토 굿즈 평균가는 2만1979원인데요. 해당 제품이 중고마켓으로 넘어가면 가격이 치솟습니다. 포토카드만을 취급하는 어플 포카마켓 기준 BTS 팬미팅 포토카드 평균 실거래 가격은 3만6392원선으로 위버스샵 가격 대비 65.6%, 콘서트 포토카드 평균 실거래(5만4862원선)는 평균가 대비 149.6% 비싸게 팔리고 있습니다.
 
특히 BTS 포토카드 '2019 WORLD TOUR LOVE YOURSELF EUROPE BLU_RAY'의 경우 23만원에 판매돼 평균가(2만1979원) 대비 946.5% 비싼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포토카드가 비싸게 리셀이 되는 건 기획사의 상술이 더해진 상품기획(MD) 구조 때문이란 지적인데요. 팬사인회에 참여해야만 얻을 수 있는 특전, 일명 '미공카'가 희소성이 더해져 가격이 올라가는 겁니다. '미공카'를 얻기 위해선 팬사인회를 참여해야 하고 당첨이 되기 위해선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포토카드.(사진=뉴시스)
 
업계 관계자는 "팬들 사이에서 미공카라고 하는데 팬사인회를 위해서 따로 MD 상품을 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소비자는 "내가 좋아하는 팬을 만나기 위해 팬사인회(팬싸)에 참여하려고 앨범을 구매하는 것도 있지만 팬싸 특전을 얻으려 가려고 한다"며 "일부는 포카를 고가로 되팔아 포테크(포토카드 재테크)를 하기도 하는데 갈망카드(본인이 갈망하는 포토카드)를 구하려면 비싸게 살 수 밖에 없고 간혹 짝퉁 구입 등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갈망카드' 찾다가 사기 당하기도
 
자신이 원하는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서 중고거래 장터를 찾았다가 사기를 당하기도 하는데요. 돈을 냈지만 물품을 받지 못하거나 짝퉁 포토카드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팬 커뮤니티에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짝퉁 포카가 성행하는 이유는 생산 단가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포토카드의 생산 단가는 종이 재질, 코딩, 에폭시 등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평균 제작 단가는 5000원으로 집계됩니다. 4대 기획사(하이브(352820), JYP Ent.(035900), 에스엠(041510),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 대표 그룹의 포토 굿즈 평균(2만1979원) 대비 339.6%의 마진을 남기는 셈입니다. 하지만 리셀을 통해서 웃돈을 주고 팔면 이보다 더 많은 마진이 가능해 리셀 시장에서 포카의 인기는 높습니다.
표=뉴스토마토
 
MD 상품 관계자는 "제작 매수에 따라서 차이가 크긴 하지만 대량 제작 시 개당 단가가 10~20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며 "과거에도 홈마(아이들 일정을 동행하며 촬영하는 사람들)들이 화보집 같은 굿즈를 제작해 엄청나게 돈을 벌어 논란이 되기도 했던 것처럼 충분히 이득을 남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포카 시장이 과열되고 있어 팬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를 악용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이들도 생겼지만 기획사나 관계부처에서 대책을 내놓지 못하니 팬들끼리 사기 당하지 않는 법과 같은 자구책을 직접 마련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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