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던
파멥신(208340)이 새로운 최대주주를 맞이합니다. 최승환 전 한창 대표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파멥신의 경우 최대주주 변경을 두고 잡음이 일면서 주가가 상장 후 최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는데요. 일각에선 파멥신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브로커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은 무리한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 유진산 전 파멥신 대표에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매각 무산 파멥신, 주가 급락 속 극적 최대주주 변경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파멥신은 지난달 26일 최승환 한창 전 대표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습니다. 파멥신은 경영지배인 선임과 함께 최 대표를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도 결정했는데요. 이달 10일 납입이 완료되면 최 대표는 파멥신 지분 13.34%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입니다.
최 대표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자본시장에 입성한 인물로 한주케미칼,
한창(005110), 지유온,
엑서지21(043090)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인물인데요. 최 대표는 파멥신이 최초 경영권 매각 추진 당시보다 저렴하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파멥신은 현재 명확한 최대주주가 부재한 상황인데다, 매각 과정에서 잡음이 일면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파멥신의 주가 급락 원인으로는 최초 인수자였던 유콘파트너스가 꼽힙니다. 인수대금 납입이 3차례 연기됐고 끝내 납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경영권 매각도 불발됐죠. 다만 이 과정에서 유진산 파멥신 대표가 보유했던 지분은 이미 유콘파트너스에 넘어갔고 대부분 반대매매 됐습니다.
파멥신의 최대주주 변경 과정은 조금 복잡한데요. 파멥신은 지난 6월 ‘파멥신다이아몬드클럽동반성장에쿼티 제1호’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7월 파멥신의 최대주주가 돌연 유콘파트너스로 변경됐죠. 유진산 대표가 유콘파트너스의 주식양수도 계약(지분 6.2%)을 체결했기 때문입니다. 유콘파트너스는 양수도계약 잔금을 파멥신다이아가 유증 후 배정받을 주식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죠.
다만 파멥신 매각은 무산됐습니다. 인수자금 납입이 진행되지 않았고 추후협의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계약이 해제됐죠. 이에 파멥신은 공시불이행, 공시번복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까지 됐습니다. 매각이 불발됐지만 파멥신은 유콘파트너스로부터 주식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유콘파트너스는 양수대금(45억원)의 계약금 4억원 만을 지급한 채 파멥신 지분 6.2%를 확보한 셈입니다. 파멥신은 공시를 통해 ‘계약 대상 주식을 즉시 양도인(유진산 대표)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기재했는데요. 유콘파트너스가 보유한 주식 대부분이 이미 반대매매로 매도됐습니다.
매각 무산과 유콘파트너스의 반대매매로 파멥신 주가도 급락했습니다. 지난 6월 매각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장중 4225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전일 1383원에 마감했습니다. 반대매매는 지난달 9월20과 21일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반대매매 한달이 넘게 지난 10월30일 뒤늦게 공시됐습니다.
기업사냥꾼? M&A브로커?…주가 급락 원성은 유진산 대표에게
유콘파트너스는 지난 4월부터 소액주주와 경영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는
아이에스이커머스(069920)에서도 확인됩니다. 앞서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유콘파트너스를 대상으로 2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지난 9월 최종 철회됐습니다. 아이에스이커머스는 최근 최대주주 변경이 수반되는 200억원 규모의 유증을 재추진 중인데요.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작년말 7230원으로 예정됐던 유증 발행가는 2460으로 65.98% 낮아졌습니다.
익명의 투자업계 관계자는 “M&A 잠재인수자들의 자금 납입이 차일피일 미루면서 회사 정보만 알아내려 하는 경우 브로커 역할이 목적일 가능성도 있다”면서 “인수 의지 없이 M&A 과정에서 얻어낸 정보들을 통해 다른 인수인을 소개해주는 역할”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원성은 유진산 대표를 향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운영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유 대표가 빠른 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무리하게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는 주장입니다.
파멥신은 지난 2020년부터 매년 2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 별도기준 682억원에 달했던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 158억원까지 줄어든 상황입니다. 파멥신의 자본금은 128억원으로 하반기 30억원의 영업손실만 발생해도 부분 자본잠식에 빠지게 됩니다. 최대주주 변경 완료 후에도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하다고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한편, <뉴스토마토>는 유콘파트너스의 반대매매 공시 지연 및 추가자금조달 여부, 유상증자 대상자 선정 과정 등을 문의하기 위해 파멥신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왼쪽)유진산 파멥신 전 대표, 최승환 한창 전 대표. (사진=각사제공)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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