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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장르 대중 음악, ‘K’달고 세계로 훨훨
그래미 '꼭 들어야 할 한국 록 아티스트 10개 팀'
더로즈 '빌보드 200' 83위…"K팝 밖에는 뭐가 있을까"
2023-10-27 17:52:06 2023-10-29 08:48:0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BTS, 세븐틴 같은 K팝 그룹도 좋아하지만, 최근에는 K록 밴드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아이돌들이 부르는 '기억을 걷는 시간'을 유튜브에서 자주보며 넬을 접했는데, 이렇게나 다채로운 음악 세계인지 몰랐습니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공연장 '다이칸야마유닛'에서 모던 록 밴드 넬(NELL)의 일본투어가 끝난 후 만난 일본인 20대 후반 관객 나나 씨와 유주 씨는 "굉장히 파괴적인 드럼과 영롱한 기타 사운드가 인상깊었다"며 "한국 록 음악의 매력을 새롭게 느끼게 됐다"고 했습니다.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장르들이 최근 세계로 뻗어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K팝이 글로벌 신드롬이 되면서 해외 평단과 음악 팬들도 연일 반짝이는 한국의 새 음악 장르를 캐내 듣는 데 열중입니다.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후원 '코리아 스포트라이트' 행사에서 넬의 무대. 사진=스페이스보헤미안
 
세계 음악계의 '에베레스트'라 꼽히는 그래미어워즈는 최근 '꼭 들어야 할 한국의 록 아티스트 10개 팀'이라는 칼럼을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해당 글을 쓴 김 레지나 칼럼니스트는 "최근 몇 년 새 K팝의 글로벌한 확장과 폭발적인 인기를 감안하면, 걸그룹이나 보이밴드 같은 아이돌 그룹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과 같이 한국 역시 록을 포함해 즐겨 들을 수 있는 광범위한 음악 장르를 자랑한다"고 했습니다.
 
김 칼럼니스트는 미 8군 부대와 라디오 문화가 퍼지던 1950년대 신중현, 펄시스터즈부터 거슬러가며 산울림과 들국화, 송골매, 부활로 대표되는 60년대, 크라잉넛·노브레인·델리스파이스 등의 90년대, 넬·혁오·장기하와 얼굴들 등의 2000년대를 소개하며 "한국 대중 음악 역사에서 가장 존중받고 명성있는 팀들"이라 소개했습니다. 터치드, 설, 나상현씨밴드, 유다빈밴드, 실리카겔, 루시, 너드커넥션 같은 요즘 떠오르는 밴드까지도 조명했습니다.
 
최근 한국 밴드 더로즈(The Rose)는 빌보드 메인 차트에 오른 첫 K록의 기록을 썼습니다. 지난달 22일 발매한 두 번째 정규앨범 '듀얼(DUAL)'로 메인 음반차트인 '빌보드 200' 83위에 이름을 올린 겁니다. 글로벌 팬덤 기반이 탄탄한 K팝 아이돌 그룹만 닿는다는 이 차트에 한국의 록 밴드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례적입니다. 10월 초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12일까지 18개 도시에서 북미투어 '던 투 더스크(Dawn to Dusk)'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더로즈처럼 숏폼 등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해외 팬덤 몰이에 성공한 케이스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걸밴드 롤링쿼츠는 올해 5월 미국 뉴욕에서 7회차 공연이 전부 매진돼 1회차 추가 공연을 열기도 했습니다.
 
록 뿐 아니라 힙합, 알앤비, 소울 같은 한국의 다양한 음악들도 해외로 뻗어가고 있습니다. 오션프롬더블루는 최근 첫 유럽 투어를 마무리했고, 힙합 크루 바밍타이거는 올 하반기 월드투어에 돌입합니다. 바밍타이거와 더로즈 김우성, 넬 김종완 등은 BTS 멤버들과 협업도 진행하며 한국 음악의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공연장 '다이칸야마유닛'에서 모던 록 밴드 넬(NELL)의 일본투어 공연 직전. 사진=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서도 최근 이런 흐름에 '코리아 스포트라이트'라는 행사를 열고 세계 현지 음악산업 관계자들에게 한국의 다양한 음악장르를 소개해오고 있습니다. 올해 6월 카자흐스탄(더솔루션스, DPR이안, W24, KISU, MUSTB)을 시작으로 9월 독일 리퍼반(코토바, 글렌체크, 아도이, 릴체리, 골드부다), 10월 SXSW시드니(Jacqui, 김뜻돌,아도이, 릴 체리, 골드부다)와 일본 도쿄(넬, 아도이, 가호, 쏠, 정홍일) 등이 무대에 서왔습니다. 특히 도쿄 쇼케이스 무대에는 음반 기획사나 레이블, 페스티벌 관계자, 라디오 방송사 등 현지 관계자들이 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난 25일 무대를 마친 넬 측 관계자는 "섬머소닉 주관사인 '크레이티브 만'부터 일본 음악 전문 라디오방송 '스페이스샤워티비' 등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K팝 영향력이 커지면서 다른 한국의 음악 장르에도 관심을 갖는 것이 느껴졌다. 스텝바이스텝으로 잘 준비해나가면 내년 좋을 결과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했습니다.
 
김작가 대중음악 평론가는 "K팝 밖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이제는 한국의 다양한 음악으로 뻗어가는 단계라 본다"며 "마이클 잭슨의 성공을 필두로 본 조비, 머틀리 크루, 메탈리카, 메가데스 그리고 힙합, 재즈 장르까지 골고루 시장이 발전해 간 미국의 대중음악 시장을 상기하면 긍정적"이라고 봤습니다.
 
그래미 '꼭 들어야 할 한국의 록 아티스트 10개 팀'. 사진=그래미 온라인 공식홈페이지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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