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월북한 미군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북한이 지난 7월 무단 월북한 주한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 이병을 추방한 가운데, 킹 이병은 중국 단둥과 한국 오산 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송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킹 이병은 이날 새벽 북중 접경지역으로 이송됐고, 그곳에서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킹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며 "해당 기관에서는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미군병사 트래비스 킹을 공화국법에 따라 추방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보도했습니다. 추방 발표는 킹 이병이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다가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간 지 71일 만입니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단둥까지 차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는데요. 다만 그는 "북한 내의 동선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은 이후 국무부 (전용기인) 아흐메드 항공기에 탑승해 중국 단둥에서 선양으로 날아갔고, 다시 한국의 오산 공군기지로 이동해 미 국방부로 이송됐다"며 "그는 미국으로 돌아오는 중이며 수시간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킹 이병은 71일간 북한에 체류하며 북한 당국의 심문을 받았으나 곧바로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킹 이병의 상태에 대해 "정신 상태나 신체 건강 모두 양호하다"며 "항공기에 같이 탄 사람들에게 추가 정보가 있을 수 있으나 아직 그 정보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킹 이병이 북한 내에서 거친 대우를 받았을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심문은 받았을 것으로 본다"며 "이는 구금자에 대한 북한의 과거 관행과 일치한다"고 말했습니다.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킹 이병은 27일 밤이나 28일 새벽 미국 텍사스에 도착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브룩육군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입니다.
국무부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며칠 사이 킹 이병을 풀어줄 의사가 있다는 의사를 밝혀왔습니다. 북한은 킹 이병을 풀어주면서 별다른 요구나 조건을 내걸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며 "킹 이병의 안전한 귀환과 관련해 어떤 양보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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