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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무빙’ 김성균 “후반에 다 때려 부숩니다”
“500억 제작비 가늠됐던 경험, 하수도 세트 규모+온수풀 너무 놀라”
“원작과 비슷한 후반 거대한 사건, 부모 세대 합심해 다 때려부순다”
2023-09-19 07:00:22 2023-09-19 07:00:2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굉장히 설득력이 강합니다. 이건 배우란 직업으로 한정해서 대입한다면 엄청난 장점입니다. 일단 외모가 설득의 무기가 됩니다. 그의 데뷔작은 이름만 대도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상당히 빼어난 수작입니다. 그의 데뷔작이 공개됐을 당시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실제 깡패를 어떻게 섭외했느냐라고 그렇게 주변에서 많은 질문을 받았답니다. 이후 이 배우, 정말 대한민국 스크린 악역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웃긴 놈이 됐습니다. 나오기만 하면 빵빵 터트리는 이 배우의 반전 매력에 다들 포복절도했습니다. 그러다가 이 배우, 밀도 높은 장르 드라마에 등장했습니다. 그런 말이 있습니다.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는 정말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이 말 그대로 이 배우의 장르 드라마 연기. 정말 엄청났습니다. 가장 최근 이 배우의 장르 드라마 연기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가 있습니다. ‘D.P.’속 그의 모습을 보고 내 군생활 시절 저런 간부 한 명만 있었더라면이라는 남자 시청자들의 진심 어린 관람평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이 배우, 이제는 초능력자가 됐습니다. 사실 좀 맥락이 없이 이미지 변신을 하고 있는데, 그걸 반대로 얘기하면 그래서 변신이란 해명도 가능할 듯합니다. 이 배우에겐 그저 뭘 어떻게 만들어 가져다 줘도 기가 막히게 만들어 버리는 능력이 있는듯합니다. 제일 앞에서부터 가장 마지막까지. 그러니깐 제일 처음에 소개한 작품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그리고 제일 마지막은 무빙입니다. 그럼 이 배우의 정체. 답은 뻔합니다. 배우 김성균입니다.
 
배우 김성균.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성균은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속 이재만 캐릭터를 연기합니다. ‘무빙K콘텐츠 버전 엑스맨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초능력자들이 등장합니다. 이재만은 이런 초능력자들 가운데 괴력과 엄청난 스피드를 지닌 능력자로 나옵니다. 그의 아들 강훈(김도훈)도 아빠 재만의 능력을 고스란히 이어 받았습니다. 재만은 초반에 아주 잠깐 등장했고, 이후 14화에서 바보란 에피소드의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이후 18회부터 이어지는 하이라이트에 본격적으로 능력을 선보입니다.
 
일단 너무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 얘기가 나와서 너무 당황스러웠죠. 감독님에게 아니 부담스럽게 이 순간에 제 얘기가 나오면 어떻하냐며 엄살 좀 떨었죠(웃음). 14화에서 승룡 선배가 연기한 장주원과 대결하는 에피소드를 전하는데, 전 개인적으로 아주 감성적으로 느껴졌어요. 액션에 집중하신 분들이 많은데, 전 뒤에 이어질 얘기를 알아서 그런 부분과 연결해 보니 다른 게 보였죠. 얘기를 빌드업하는 역할로서 너무 마음에 들어요.”
 
배우 김성균.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가장 화제가 된 장면은 당연히 앞서 김성균이 언급한 극중 장주원과의 액션 장면이었습니다. 이 장면은 무한 재생 능력자인 장주원 그리고 괴력과 빠른 스피드를 지닌 이재만의 격돌입니다. 격돌 장소는 굉장히 특이하고 또 이색적인 장소입니다. 바로 거대한 하수구 안. 극중 공간적 배경으로 따지면 청계천 지하에 존재하는 거대한 하수구입니다. 이 장면은 무빙전제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고 화려하며 눈에 띄는 장면입니다.
 
저희 시리즈가 500억대 제작비라고 정말 많이 홍보가 되고 있는데, 배우들은 그런 걸 체감하기 힘들거든요. 그런데 딱 한 번 그 제작비의 규모를 체감했던 게 그 하수구 수중 액션 장면이에요.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정말 규모가 어마어마 했죠. 근데 대본을 봤을 때 물에서 찍는 장면이니 정말 고생하겠다싶었어요. 일단 한 여름에 물에서 찍어도 추워요. 너무 오래 있어야 하니. 근데 그 거대한 세트에 채워진 그 많은 물이 따뜻하게 데워져 있더라고요. 정말 놀라웠어요. 하하하. 승룡 선배와 제가 함께 ~’했다니까요. 그 장면만 4일을 찍었는데 그나마 컨디션 조절에 아주 큰 도움을 받았죠.”
 
디즈니+ '무빙' 스틸.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장르적으로 무빙’, 오롯이 그리고 완벽하게 판타지에 가깝습니다. 등장 캐릭터 전체가 모두 각자의 성격을 대신하는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그걸 무기로 격돌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이재만, 가장 특이하고 또 특별하며 그리고 차별적인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재만이 지적장애인이란 점입니다. 발달장애인을 연기한다는 것 자체. 김성균은 이미 영화 채비에서 한 번 이런 결의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번에도 쉽게 그리고 편하게 접근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만큼 조심스럽고 세밀하게 접근했답니다.
 
우선은 장애인이란 단어가 갇히려 하진 않았어요. 물론 이재만은 극중 대사에도 나오지만 지적장애인이에요. 그리고 14화 부제가 바보에요. 그저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어리숙하고 순수한 그런 느낌. 그렇게 보여야 하는데, 그걸 어디까지 가져갈까 싶었죠. 제가 내린 결론 그리고 감독님이 동의하고 작가님도 동의한 부분인데. 그냥 생각하지 말자였어요. 그저 재만은 순수하고 아들만 생각하는 아들 바보 아빠일 뿐. 근데 장애인이라서 뭔가 조심하고 저 스스로 필터링을 하면 이재만 캐릭터 자체가 성립이 안되더라고요. 물론 어떤 희화 또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요인은 당연히 제외했죠.”
 
배우 김성균.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김성균은 개인적으로 무빙의 원작자인 강풀 작가와 친분이 있다고 합니다. 강풀 작가는 캐스팅 과정에도 꽤 깊게 관여를 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재만 캐릭터로 김성균을 생각하고 직접 전화를 했었답니다. 당시 김성균이 강풀 작가에게 전해 들은 이재만 캐릭터에 자신이 선택된 점은 꽤 허술하고 또 웃음이 터질 정도로 단순한 이유였답니다. 물론 김성균은 이런 판타지 장르에 개인적으로 팬이라 너무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를 결정했답니다.
 
강풀 형은 영화 이웃사람을 하면서 알게 됐고 친해졌어요. 어느 날 전화를 주셨는데 너도 아들 키우고, 아들 키우는 아들 바보 캐릭터가 있다라고. 딱 그렇게만 얘기를 한 거에요(웃음). 일단 전 무빙원작을 안 봤어요. 전화 받고 읽어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제가 개인적으로 이런 장르를 너무 좋아해요. 근데 이런 장르 싫어하는 분들 없잖아요. 하하하. 근데 막상 출연을 결정하고 대본을 볼 때마다 이 형이 대본을 막 쓰네라고 생각했었죠(웃음). 아니 말도 안되는 장면이 그대로 대본에 써 있는데 그걸 또 감독님이 만들어 냈잖아요. 진짜 우리 스태프들 정말 대단해요. 하하하.”
 
배우 김성균.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이제 무빙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중입니다. 원작과 마찬가지로 정원고등학교에 모든 초능력자들이 모여 들어서 자신들의 자녀들을 구하기 위해 펼쳐지는 거대한 대결이 남아 있습니다. 이 대결에선 김성균이 연기한 이재만도 분명 한자리를 담당합니다. 18화부터 이어지는 거대한 대결에서 이재만의 활약상이 궁금했습니다. 다른 캐릭터에 비해 능력이 많이 등장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김성균은 기대해도 좋다고 엄지를 추켜 세웠습니다.
 
뒤에 나올 얘기는 원작과 거의 비슷해요. 뭐 아이들을 지켜내기 위해 부모들이 합심하는 얘기인데, 다 때려 부숩니다. 하하하. 기대 제대로 하셔도 좋으실 겁니다. 뭐 여전히 주변에서 시즌제 얘기를 하시는데, 배우인 저는 뭐 되기만 한다면 안할 이유는 없죠. 특히 무빙은 강풀 형의 작품 세계관에서 여러 작품과 연결되는 지점도 있고. 세계관 확장은 너무 무궁무진해서 시즌제 확장은 큰 무리가 없을 듯해요. 결국 결정은 만드시는 분들이 하시는 거니. 전 즐거운 마음으로 몸 만들면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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