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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 에스터 감독 “‘보 이즈 어프레이드’ 공포 아닌 코미디”(종합)
2023-06-28 07:00:36 2023-06-28 07:00:3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유전의 충격적 데뷔, 그리고 미드소마의 기괴한 파괴력. 단 두 작품만으로 전 세계에 존재감을 각인시킨 미국 출신의 호러 마스터아리 에스터 감독이 국내에 첫 내한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세 번째 연출작이자 최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국내 개봉과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참석을 위해 내한했습니다.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오는 29일 개막하는 BIFAN의 개막작입니다.
 
 
 
27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보 이즈 어프레이드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연출을 맡은 아리 에스터 감독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국내 영화 마니아들, 특히 평단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그의 존재감을 드러낸 듯 현장에는 수 많은 취재진이 참석했습니다.
 
20197월 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주인공 ’(호아킨 피닉스)가 엄마를 만나러 가는 과정 속에서 보게 되고 경험하게 되는 기억과 환상 그리고 현실이 뒤섞인 공포에 대한 기이한 여정을 담았습니다.
 
데뷔 이후 총 세 편을 선보인 아리 에스터 감독. 그의 세 작품은 모두 죽음이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리 에스터 감독은 난 영화를 통해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다루는지를 항상 얘기하려 했다면서 “’죽음에 대해 왜 끌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당분간은 계속 이 주제를 다루게 될 듯하다고 전했습니다.
 
국내 도착한 아리 에스터 감독. 사진=싸이더스
 
아리 에스터 영화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공포입니다. 그것도 오감을 자극하는 극단적인 공포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공포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그는 관객들을 무섭게 하는 방식은 사실 어렵지 않다라면서 내가 무서워하는 걸 다 집어 넣으면 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앞선 두 가지 맥락 외에 아리 에스터 감독의 특징을 설명하는 또 다른 코드는 바로 어렵다라는 것. 그의 영화는 상업 영화이면서도 예술 영화의 경계선을 타는 듯 쉽게 소비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아리 에스터 감독은 난 그런 지적이 이해가 안된다면서 내 입장에선 너무 단순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어 이번 영화는 제대로 살아보지 못한 삶과 인생에 대한 얘기라면서 유머도 있고 긴장과 불안감도 담겨 있다. 죄책감도 한 축을 담당하고. 결국 살아 보지 못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에 대한 영화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 사진=싸이더스
 
국내에선 사이코패스 빌런 대명사로 불리는 DC코믹스의 조커를 연기한 배우로 유명한 호아킨 피닉스. 그는 이번 영회에서 극단적 편집증에 시달리는 주인공 를 연기했습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그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와 촬영 전부터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그와 내가 가장 경계했던 이 영화에 대해 너무 많은 걸 얘기를 해서 오히려 촬영에선 놓치는 게 있을 수 있겠다 싶었던 것이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호아킨 피닉스가 너무 열정적으로 연기를 해서 나 역시 감독으로서 좀 더 좋은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공개적으로 한국영화 마니아임을 자처하는 할리우드 감독입니다. 고 김기영 감독부터 이창동 봉준호 박찬욱 홍상수 장준환 나홍진 등 웬만한 한국영화 마니아보다 한국영화를 더 많이 본 미국 감독입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 사진=싸이더스
 
그는 봉준호 박찬욱 나홍진 감독 작품을 보면 장르의 해체를 과감하게 하는 것 같다. 영화의 형태나 구조에 있어서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자재로 본인 입맛에 맞춰 갖고 노는 게 인상적이다면서 영화적 언어도 너무 세련됐다고 극찬했습니다. 이어 이창동 감독님 영화는 문학적이다. 소설 같단 생각이 든다라면서 인물과 구조를 다루는 방식에 있어서 아주 깊이가 크게 느껴진다.그의 작품들은 모두 미묘하고 복잡하면서도 깊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를 통해 영감을 받은 작품이 미드소마란 인터뷰 내용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 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일반적으로 한국영화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말한 게 조금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웃으며 분명한 건 모험적이고 실험적이고 자유로운 한국 영화 감독님들 작품으로부터 전체적으로 영감을 받은 건 사실이다고 전했습니다.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 스틸. 사진=싸이더스
 
그는 자신의 영화가 공포와 기괴함 그리고 호러의 대명사로 불리기 때문에 보 이즈 어프레이드너무 무서운영화로 인식될 것에 대한 선입견에 선을 긋는 말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은 이 영화의 본질은 코미디입니다라면서 극장에서 상영되는 걸 기대했기에 음향에만 수개월을 투자했다. 그래서 TV로 보는 것과 극장에서 보는 건 전혀 다르다면서 보의 세상에 몰입하고 빠져서 둘러싸이는 경험을 선사해 드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 애를 쓴 부분이 너무 많다. 그걸 최대치로 경험하기 위해선 반드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셔야 한다고 관람을 추천했습니다.
 
아리 에스터 감독의 신작 보 이즈 어프레이드는 다음 달 5일 국내 개봉합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성남 엔터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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