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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건설 신사업 열전)②뜨는 전기차 시장…현대ENG, 수혜자 될까
전국 전기차 충전소, 전기차 보급 대수 절반 수준
시공 단지 내 설치뿐 아니라 다수 지자체와 MOU 체결
2023-06-05 06:00:00 2023-06-05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일 18: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로 전국적으로 미분양 물량 적체 현상이 나타나면서 건설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또한 곳곳에서 건설사 폐업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 경기가 회복되기를 마냥 손 놓고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기존 주택 사업 대신 너도나도 신사업에 뛰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신사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건설사 3곳을 대상으로 이들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점검을 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 건설사 최초로 '전기차 충전 사업'에 직접 진출하면서 신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주력 사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의 여파로 지지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시설. (사진=현대엔지니어링)
 
1일 현대엔지니어링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경기도 오산시와 '공공시설 내 전기자동차 충전시설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시는 공공시설 내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위한 부지를 유상으로 제공하고, 현대엔지니어링은 충전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공영주차장 24곳 내에 총 71기의 충전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올해 2월 전기차 충전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이후 '사업 가속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 수 대비 충전소 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사업 일환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 비해 충전 인프라는 '저조'
 
현재 전기차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기차 보급 대수는 40만2549대로 전년 대비 69.1% 증가했다. 지난 2018년 말 5만5843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수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준은 아직 저조하다. 지난해 전국 전기차 충전소 수는 20만5205곳으로 전기차 보급 대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0년 9월 전기차 충전사업자 등록을 완료했으며, 현재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사업을 맡고 있다. 이미 유·무선 충전시설 약 150기의 시공 실적과 350여기에 대한 운영사업 경험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정부 기관이나 공장·업무·상업·주거시설, 주차장 등 생활시설 전반을 대상으로 전기차 충전기 총 4500기를 공급할 예정이며,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충전 사업 시장 내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에는 누적 2만기 설치 달성을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아파트'를 핵심 공급 목표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아파트는 총 주차 면수 대비 5%(신축 아파트) 또는 2%(구축 아파트) 이상 의무적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야 해 수요가 탄탄하다.
 
또한 주택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입장에서는 기존 건축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향후 시공하는 아파트의 설계 단계에서부터 '충전 솔루션 시스템'을 선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연간 약 수천기의 전기차 충전시설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수 지자체와 MOU 체결해 공급처 확보에 '박차'
 
또한 지자체와 전기차 충전 시설 인프라 구축에 대한 MOU를 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올해 2월 전남 고흥군과 MOU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은 6개월 이내에 고흥군청사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녹동신항여객선터미널 등의 공공시설 주차장에 전기차 급속 충전기 42기와 완속 충전기 51기 등 총 93기를 설치하고, 운영 및 유지 보수를 맡는다.
 
지난 4월에는 환경부 주관 '무공해차 전환 브랜드 사업' 공모에 신청한 9개 사업이 모두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지자체 6곳(고흥군, 아산시, 오산시, 임실군, 함양군, 합천군)과 현대자동차 그룹사 3곳(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현대모비스(012330))의 전기차 충전기 설치 및 운영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총 848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공급한다.
 
이 외에도 충남 당진시청(104기), 강원 고성군청(69기), 경남 김해시청(15기), 서울시(15기), 김천 한국교통안전공단 본사 및 강남검사소 등 한국교통안전공단 보유 부지에 83기 등 전기차 공공 충전시설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상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069960)과도 MOU를 체결해 현대백화점 본사 및 전국 23개 지점에 전기차 충전기 총 457기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MOU를 체결한 총 개수는 1755기에 달한다.
 
 
이에 따라 현대엔지니어링이 전기차 충전기 설치 및 운영사업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은 늘어나 외형 확장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해 수익성 확보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8조8125억원, 영업이익은 116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1%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코로나19 여파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심화로 원자재, 외주비 등이 상승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 2조4950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늘어났음에도, 영업이익은 21.2% 줄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아직 해당 사업이 초기 단계인 만큼 수익성 예측 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지만, 전기차 시장의 확대 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본격적으로 전국 각지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 공급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시공 및 설치, 유지 보수 서비스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관련 토탈서비스를 제공해 친환경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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