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서울 청약시장 회복세?…"될 곳만 분양"
서울 분양단지 7곳 중 4곳 흥행…분위기 살아나나
대형 건설사 공급 감소…"미분양 날라 노심초사"
"흥행 공식은 가격…10%만 저렴해도 완판"
2023-05-18 06:00:00 2023-05-18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7개 단지 중 4개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하면서 청약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공급 자체가 감소하면서 회복세로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6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서울 은평구 신사동의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121가구 모집에 9550건 청약으로 평균 7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9개 타입은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습니다. 앞서 15일 진행한 특별공급의 경우, 114가구 모집에 3133명이 몰려 2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가 8억원대로 책정돼 저렴하다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9억원대의 테라스 타입 6가구를 제외하면 전용 84㎡의 분양가는 7억6060만~8억8500만원 사이입니다. 같은 은평구 내 2020년 준공된 '백련산SK뷰아이파크' 전용 84㎡가 이달 9억3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시각입니다.
 
지난 3월 '영등포 자이 디그니티'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 모습. (사진=뉴시스)
 
올해 들어 서울 분양단지들이 기대 이상의 청약 성적을 보이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198.8대 1)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11.4대 1) △'휘경자이 디센시아'(51.7대 1)가 두 자릿수 이상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죠.
 
다만 전용 84㎡가 최고 11억원에 달한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 1·2단지'의 성적은 저조했습니다. 청약 경쟁률은 각 5.3대 1, 2.6대 1에 그쳤습니다. 지난 3월 분양한 '등촌 지와인'도 6.1대 1을 보였습니다.
 
"분양 줄줄이 연기"…가격이 관건
 
될 곳만 분양하다 보니 성적이 잘 나올 수 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 초부터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신중하게 잡고 있다"면서 "괜히 애매한 단지를 분양했다가 미달 날 경우 다른 곳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될 곳만 내놓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시공능력평가 10위 내 대형 건설사의 분양 실적이 기존 계획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동산R114 집계 결과, 올해 전국에서 분양됐거나 분양을 계획 중인 민영 아파트는 총 27만8958가구(342개 단지)입니다. 이 중 대형 건설사의 물량은 14만6382가구(125개 단지)로, 전체 공급량의 절반이 넘습니다.
 
올 1~4월 대형 건설사가 분양한 물량은 지난해 말 계획(5만4687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1만5949가구로 조사됐습니다. 권역별로 수도권은 61%, 지방은 80% 감소했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공사비 상승, 금리 인상, 미분양 리스크 등으로 연초에 집중됐던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됐다"며 "대형 건설사 아파트 공급 감소로 청약 대기자도 늘어날 수 있어 청약시장 분위기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청약시장 흥행 공식은 가격에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은 어디든 도심권이기 때문에 가격만 적정하다면 잘 될 수 밖에 없다"며 "지난 2020년 하반기 분양가 수준이면 완판에 성공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그 다음 입지, 브랜드, 규모 등으로 본다"며 "현재 서울에서 미분양인 곳들은 10%만 분양가가 낮았어도 완판됐을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