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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원장 구속 면했지만 검찰 사정권 안…상임위원 임기는 만료
검찰 기소로 해임·직위해제 가능성은 남아
상임위원 임기 만료 30일부터 시작
정족수는 충족되지만 업무 공백 불가피
2023-03-30 14:16:48 2023-03-30 16:02:1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향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의 기소 카드가 남아있습니다. 30일 안형환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다음달 5일에는 김창룡 상임위원의 임기가 끝이 납니다. 한상혁 위원장이 사실상 제대로 된 업무를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서 방통위 상임위원 선임 이슈까지 겹치면서 조직 재정비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미디어 혁신 성장전략의 일환인 중장기 디지털·미디어 정책비전 설계 등 방통위 중점 추진 업무에도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입니다. 
 
30일 서울북부지법은 한상혁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결과, 검찰의 영장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검찰이 한 위원장에 대해 TV조선 재승인 심사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는데, 법원은 주요 혐의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기에 현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과천 방송통신위원회 현판.(사진=뉴스토마토)
 
이번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상혁 위원장은 업무를 지속해서 수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검찰이 기소를 단행할 가능성이 남아있습니다. 다음달 4일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담당 간부 등에 대한 첫 재판이 예정돼 있는데 재판 전 검찰이 한상혁 위원장을 기소할 가능성이 높게 관측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기소하면 해임이나 직위해제의 수순이 예상됩니다. 방통위원장은 임기가 보장돼 있지만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이어서 대통령이 직권으로 해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해임보다 수위가 낮은 단계인 직위해제도 거론됩니다. 
 
방통위원장에 대한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상임위원 교체시기도 도래합니다. 전 정권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 추천 인사였던 안형환 부위원장은 이날 임기가 끝이 납니다. 다음달 5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김창룡 상임위원의 임기가 만료됩니다.
 
현재 안형환 부위원장 후임으로 현재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민희 전 의원을 내정했지만, 해당 자리가 여당의 자리인지 야당의 자리인지를 놓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초 방통위원장 교체에 속도가 날 경우 국민의힘 측에서 최민희 전 의원의 내정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임위원 구성까지는 위원장의 거취 문제에 따라 수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창룡 상임위원과 한상혁 위원장의 후임을 윤석열 대통령이 추천해 정부·여당 3명과 야당 2명의 비율을 맞출 때까지 결론이 쉽사리 나지 않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방통위설치법상 3명의 위원만 있어도 의결정족수가 충족돼 회의 진행은 가능하지만, 상임위 구성이 완료될 때까지 업무 정상화는 쉽지 않습니다. 
 
방통위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업계에서는 사실상 업무가 마비돼 일의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정부 여당으로 기울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이번과 같은 사태를 낳았지만, 정쟁 구도를 차치하고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위와 논의를 통해 법개정 등이 필요한 사안이 많지만, 몇 달째 밀려있다"며 "방통위 출발이 독립된 기구에서 시작됐듯 정쟁 구도에 대한 시각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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