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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에 영끌족 늘어나나…생애 첫 집 마련 나선 무주택자
생애 첫 집합건물 매수, 지난달 2만670명…전월비 20%↑
특례보금자리론 등 영향…2030세대 비중도 52.5%로 늘어
2023-03-16 06:00:00 2023-03-16 06:00:00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정부의 규제 완화로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면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 수도 반등했습니다.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가 늘어나며 ‘집값 바닥론’이 제기된 데다 무주택자가 생애 처음 주택을 구입할 경우 200만원까지 취득세를 면제해주는 등 부동산 규제가 대폭 완화한 영향입니다.
 
15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최초로 아파트나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매매 이전 등기를 신청한 매수인은 총 2만67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만8314명에 달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해 27% 감소한 수준이지만, 올해 1월(1만7269명)에 견주면 19.69% 늘어난 규모입니다.
 
무주택자를 움직인 배경에는 규제 완화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앞서 정부는 '1·3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과 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제외하고 수도권 분양주택의 전매제한 기간을 최대 3년으로 줄이는 한편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실거주 의무와 중도금대출 보증 분양가 기준도 폐지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또 1월 말부터 연 최저 3.25%의 정책 모기지론인 ‘특례보금자리론’을 도입하면서 최대 5억원까지 자금을 지원하는 등 숨통을 틔어줬습니다. 무주택자의 경우 대출 부담이 적은 대도시 저가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 수요가 나타난 것입니다. 여기에 지난달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하며 속도조절에 나선 점도 주택 매수에 힘을 보탰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에서 생애 최초로 주택을 마련한 사람이 6만701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인천(1906명), 부산(1635명), 서울(1586명)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전월대비 증감율은 전북이 353명에서 1149명으로 3배 넘게 뛰었고 대구(63.6%), 전남(58.3%), 경북(37.8%)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로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이 다시 나타날지도 관심입니다. 대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2030세대의 첫 주택 구입 비중도 증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만 19세부터 39세까지 20~30대 첫 주택 매수인은 1만845명으로 한달 전보다 21.11% 증가했습니다. 올해 1월 2030세대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8955명까지 하락하며 연간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다시 1만 명대로 올라선 것입니다. 2030세대 첫 주택 구입비중 또한 1월 51.85%에서 52.46%로 늘었습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거래량 회복에 대해 “1.3 부동산대책 이후 규제 지역 해제, 청약가점제 완화와 무순위청약 요건 폐지, 특례보금자리론 실행, 전세대출 조건 완화 등이 더해지면서 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상황”이라며 “최근 시장금리가 정점 이후 하향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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