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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 아파트 전세 9억 빠져…입주 폭탄 어쩌나
강남권 하락 거래 속출…매물 소진
"쌀 때 갈아타자"…갈아타기·이사철 수요 영향
대단지 입주 포진…하반기 전셋값 '주목'
2023-03-10 06:00:00 2023-03-10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강남 지역에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전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사철과 갈아타기 수요 등으로 매물이 소화되는 모습이지만 대단지 아파트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셋값 향방에 이목이 쏠립니다.
 
1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의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2일 12억5000만원(22층)에 신규 전세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5월(9층)과 6월(17층)에 거래된 최고가 22억원에서 9억원5000만원 떨어졌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지난 2021년 12월 최고가 21억8000만원(26층) 대비 7억6000만원 떨어진 14억2000만원(12층)에 지난달 전세 거래됐습니다.
 
이밖에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가 8억7000만원(5층),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84㎡는 6억원(24층)에 전세 거래됐는데요. 직전 최고가와 비교하면 3억~5억원 내렸습니다.
 
이같은 하락 거래가 이어지면서 매물이 소진되는 모습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지난 9일 기준 강남구 전세 매물량은 8812건으로 한달 전(8471건)보다 3.9%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서초구에서 전세 매물은 5.1% 줄었으며,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7.8%, 14.4% 감소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저렴한 가격에 강남 진입이 가능해지면서 상급지 전세 갈아타기 수요와 봄 이사철 수요가 맞물려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이달 1주차 강남4구 전셋값 변동률은 -0.52%로 전주(-0.75%) 대비 낙폭이 줄었습니다. 서초구는 -0.62%에서 -0.27%로 크게 감소했고, 송파구(-0.76%→-0.53%)와 강동구(-0.56%→-0.23%)도 같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입주물량 영향을 받는 강남구는 전주(-0.99%) 대비 소폭 감소한 -0.91%로, 강남4구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실제로 3375가구의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입주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되면서 일대 전셋값에 여파를 주고 있죠.
 
"바닥론은 아직 일러…입주물량 변수"
 
여 연구원은 "한동안 전셋값 낙폭이 컸던 것에 비하면 하락세가 둔화됐지만 바닥을 다진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최근 들어 낙폭이 줄었다가 다시 확대되는 등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올 하반기 강남권에 포진한 입주물량은 전셋값을 끌어내리는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서초구에서는 오는 8월 반포동 대단지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를 비롯해 6월 잠원동 '신반포르엘'(330)이 입주를 앞두고 있습니다.
 
강남구에서는 5월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489가구)과 내년 1월 개포동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6702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습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사업부 부동산팀장은 "강남 지역 중심으로 많은 입주물량은 하반기 전셋값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전셋값이 떨어지면 매맷값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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