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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2위 빗썸…위믹스 재상장 추진 놓고 고심
코인원 이후 위믹스 추가 재상장 유력 후보로 거론
내부 사법 리스크에 실명계좌 제휴까지 과제 산적
2023-02-27 16:10:16 2023-02-27 17:56:3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이 위믹스 재상장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침체로 수익성 개선이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위믹스 재상장이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다만 제휴 은행 물색부터 사법 리스크까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있어 위믹스 재상장 추진에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습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내에 비트코인 가격이 표시돼있다. (사진=뉴시스)
 
 
27일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코인원뿐 아니라 국내 다른 거래소들에도 위믹스 상장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인원 이후 위믹스 추가 재상장을 놓고 업계에선 빗썸이 유력한 후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평소 상장에 보수적인 기조를 취해온 코빗이나 바이낸스에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큰 고팍스보다는 빗썸이 재상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현재 빗썸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빗썸은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씨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과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같은 혐의를 받는 빗썸 관계사 대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입니다. 빗썸 관계사이자 빗썸홀딩스 최대 주주인 비덴트는 경영진 횡령 의혹으로 검찰에 압수수색 당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이정훈 빗썸코리아·빗썸홀딩스 전 의장과 관련 1100억원대 사기 혐의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또 다시 사법 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게 됐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사법 리스크가 이달까지 이어지면서 빗썸이 해결해야할 현안들도 난관에 봉착한 모습입니다. 다음달 말 빗썸은 NH농협은행과 실명계좌 제공 계약이 만료됩니다. 빗썸은 NH농협은행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인터넷은행을 중심으로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해왔습니다. 특히 빗썸이 관심을 보여온 업체는 카카오뱅크로, 실명계좌 관련 계약을 놓고 그동안 만남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믹스 3.0 이미지. (사진=위메이드)
 
빗썸이 인터넷은행에 관심을 보인 이유는 20~30대 젊은 층의 이용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3위 거래소 코인원은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실명계좌 제공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최근 위믹스 재상장으로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코인원은 위믹스를 재상장한 시점인 지난 16일 한 때 최고 100억원을 넘겼고, 벌어들인 수수료만 1억6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인터넷은행 특유의 높은 편의성과 접근성 덕분에 고객 유입이 쉬운 데다 2030세대들의 경우 어려운 IT·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해 빗썸 역시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은행에 지난해부터 관심을 보여온 바 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 위축세에 더해 빗썸 내 사법 리스크 부담이 큰 만큼 카카오뱅크와의 제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은행들이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 문제로 실명계좌 제휴에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못한 상태"라며 "빗썸의 경우 최근 다시 불거진 사법 리스크 등을 이유로 기존 농협은행도 재계약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점유율로 따져도 1위 거래소 업비트와는 점유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는 등 2위 입지가 불안정합니다. 27일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가상자산 일 거래량 기준 점유율을 보면 업비트는 82%, 2위 빗썸은 지난해 하반기 13.5%, 코인원은 3.7%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위 거래소와는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고, 3위 거래소와 비교해서는 특색있는 차별점이 없어 2위가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게다가 올 1분기 중으로 FIU 감사 결과도 앞두고 있는 만큼 사법 리스크부터 실명계좌 계약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데 위믹스 재상장 추진이 분위기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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