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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디벼보기)원달러보다 엔달러 투자 어때요?
엔화 숏 ‘YCS’ 주가 2배 상승…이젠 반대로 ‘YCL’
‘123→118.5→113.1→108.2엔’ 계속 하락 전망
2023-02-24 02:30:00 2023-02-24 0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원달러환율은 이미 1300원을 넘었습니다. 환율이 오르면서 이에 관한 투자도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원달러환율보다 엔달러환율 투자가 조금 더 나아 보입니다. 
 
23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다음번 회의는 4월13일로 예정돼 있어 이제부터 약 두 달 동안은 지금의 기준금리 3.50%가 유지됩니다. 
 
미국은 그 사이 3월22일(현지시각)에 한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엽니다. 최근 미국의 물가와 고용지표 등을 감안하면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인상폭이 0.25%포인트에 그칠지 0.50%포인트로 확대될지가 관건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는 -1.50%포인트 또는 –1.75%포인트로 금리 역전이 심화된다는 뜻입니다. 이같은 금리차 확대는 외환시장을 자극해 원달러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2월 초부터 환율이 빠르게 상승한 것도 그 영향으로 보입니다. 
 
(사진=뉴시스)
 
원달러 다시 1300원…이번엔 잡아볼까?
 
그래서 다시 원달러환율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환율 하락을 노리겠다는 것이죠. 지난해 10월말까지 1400원을 웃돌던 원달러환율이 11월부터 올 1월까지 1200원대 초반으로 너무 빨리 내려오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지만, 이번엔 적극 뛰어들겠다는 겁니다. 원달러환율을 역방향으로 추종하는 달러선물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채권(ETN) 등 지수형 상품을 매수하면 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하겠죠. 
 
본인의 판단에 대한 확신이 강할 경우 레버리지 ETF를 선택해 수익률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도 달러선물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돼 거래되고 있으니까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 ETF를 예로 든다면, 작년 11월1일 8060원이었던 주가가 2월 첫날엔 9340원으로 석달 만에 15.8%나 상승했습니다. 또 이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KODEX 미국달러선물인버스2X ETF의 경우엔 같은 기간 32.6%나 올랐어요. 이후 원달러환율이 다시 반등하면서 이들의 주가도 하락하는 중입니다. 
 
지금은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상황이 서로 달라서 환율이 요동치고 있지만 결국 멀리 내다보면 물가를 잡고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국내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원달러환율 정상화(하락)가 언제 재개될지, 얼마나 걸릴지,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습니다. 만약 1300원을 넘은 환율이 1200원 아래로 내려오는 데 오래 걸린다면, 횡보가 길어진다면, 투자 실익도 크지는 않겠죠. 차라리 원달러환율보다 일본 엔화를 대안으로 삼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꼼짝않던 일본에 변화 기류
 
엔화는 한국 원화보다 안정된 통화로 평가되는데도 1년 넘게 고생길을 걷고 있습니다. 2년 전 1달러에 105엔 수준이던 환율이 작년 10월 한때 150엔을 넘기도 했습니다. 이후 엔달러환율도 원달러환율처럼 11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올 1월 130엔 밑으로 내려앉았다가 다시 반등, 지금은 135엔 부근을 오가는 중입니다. 
 
엔화 가치 하락은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마당에 일본만 버틴 데서 비롯됐습니다. 한국은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일본은 내수 의존도가 더 큽니다. 엔달러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에겐 유리하지만 수입 부담을 높여 물가 상승을 부채질합니다. 그런데도 금리를 올리지 않아 물가가 급등했죠. 지난달 발표된 작년 12월 일본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를 기록했습니다.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의 최대 상승이라고 합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에게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금 인상을 주문했습니다. 도요타 등 이에 화답한 기업도 적지 않습니다. 물가 상승을 고려해 인플레이션 수당을 지급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배려엔 한계가 있습니다. 더구나 오른 임금은 다시 물가를 자극하게 됩니다. 
 
결국 일본은행(BOJ)도 소극적인 대응에 나섰어요. 지난해 12월20일 사실상의 장기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단기금리는 -0.1%로 동결했지만 일본국채 10년물 금리를 0%로 유도하되, 그 변동폭을 기존의 ±0.25% 수준에서 ±0.5%로 확대했습니다. 사실상 금리를 올린 것입니다. 이에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상한선인 0.5%를 넘어 한때 0.545%까지 오르기도 했어요. 
 
미국 기준금리가 5%를 넘보는 마당에 0.5%가 대수냐 할 텐데 일본에겐 엄청난 변화입니다. 추가 인상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최근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국채를 역대 최대규모로 매도했단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일본은행은 여전히 긴축을 용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암시는 하죠. 타무라 나오키 일본은행 정책심의위원은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부작용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물가가 높게 유지되는 한 지금처럼 낮은 금리를 계속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금리 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엔달러환율도 방향을 바꿀 수 있습니다.  
 
 
S&P, 108엔까지 매년 하락 전망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예상도 다르지 않습니다. 작년말 월가와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올해 엔달러환율은 120엔대 중반입니다.
 
최근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도 비슷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주요 내용은 전 세계 경제와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성장 전망인데 여기에 엔달러환율 전망도 포함됐습니다. 이들이 예상한 올해 엔달러환율은 평균 127엔입니다. 그런데 이 수치가 갈수록 하락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2024년엔 123엔, 2025년 118.5엔, 2026년 113.1엔, 2027년 108.2엔으로 예측했습니다. 장기적으론 예전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시각입니다. 이에 근거해 길게 보고 투자한다면 답안지를 놓고 투자하는 것과 같은 일이죠. 
 
다만 원화에 기초한 엔화 투자는 유효하지 않습니다. 현재 외환시장은 기축통화인 달러화 대비 다른 나라 통화로 한 데 묶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원달러나 엔달러와 달리 원엔환율 변동성이 크지 않아요.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중에 TIGER 일본엔선물 주가가 지지부진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보다는 엔달러환율에 주목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미국 증시의 FXY(Invesco Currency ETF Japanese YEN Trust)와 YCL(Proetf Ultra YEN)은 엔화가치를 추종합니다. 엔달러환율 등락과 반대로 움직이죠. 엔달러환율이 하락할 때 수익이 발생합니다. 이중 YCL은 레버리지 ETF예요.
 
이와 반대로 움직이는 ETF가 YCS(Proetf UltraShort YEN New)입니다. 엔선물을 2배로 공매도(숏)하는 ETF죠. YCS는 엔달러환율이 오르는 동안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최고 상승률이 100%를 넘었어요. 환율 추종 ETF 주가가 2배씩 오르는 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만약 엔화가 정상화된다면,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전망처럼 장기적으로 엔달러환율이 하락한다면 이번엔 YCL의 주가가 오를 겁니다. 물론 똑같이 2배 수익이 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는 높은 금리 수준이 올해 내내 유지돼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약화시키고 내년 2분기에나 금융완화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단기간에 큰 변화가 일어나긴 어렵겠지만 길게 본다면 투자는 의외로 쉬울 수도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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