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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자살률·아동학대·독거노인 증가
삶의 만족도 5.9점…OECD 38개국 중 36위
객관적 지표보다 주관적(질적) 지표에서 낮아
여행일수, 대인신뢰도, 사회단체 참여도 등 개선
2023-02-20 17:14:43 2023-02-20 17:14:43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중 자살률과 아동학대 비율, 독거노인 비율 등은 더 악화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악화했던 여행일수, 대인신뢰도, 사회단체 참여도 등은 소폭 개선됐습니다.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3점으로 조사됐습니다.
2021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3점으로 조사됐습니다. (출처=뉴스토마토)
 
삶의 만족도는 소득구간 별로 차이를 보였습니다. 가구소득이 월 100만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5.5점에 그친 반면 소득 500만원 이상부터는 삶의 만족도가 6.5점으로 평균보다 높았습니다. 
 
100~200만 미만(6.0점), 200~300만 미만(6.1점), 300~400만 미만(6.3점), 400~500만 미만(6.3점) 등으로 집계됐습니다.
 
국제사회와 비교하면, 2019~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5.9점으로 OECD 평균 6.7점보다 낮은 하위권입니다.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특히 객관적 지표보다 주관적(질적) 지표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관/객관 지표를 혼용하는 OECD의 ‘더 나은 삶의 지수(BLI)’는 32위로, OECD 국가 중 중하위권입니다. 주관지표만을 다룬 UN SDSN '세계행복보고서(WHR)'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38개국 가운데 36위입니다.
우리나라의 삶의 만족도는 OECD 38개국 가운데 36위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출처=뉴스토마토)
 
2021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6명으로 전년보다 0.3명 늘었습니다. 남자는 35.9명, 여자는 16.2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절반 가량 많습니다.
 
연령별로 보면, 70세 이상 남자가 10만 명당 81.8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 시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동학대 피해도 늘었습니다. 
 
2021년 만 0∼17세 아동·청소년 가운데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명당 502.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401.6명에서 100여명 급증했습니다.
 
독거노인 비율은 2022년 20.8%로 전년보다 0.2%p 증가했습니다.
 
1인당 국내 여행일수 역시 2020년 기준 5.81일이었으나 지난해 6.58일로 집계돼 소폭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10.01일)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사람에 대한 주관적 신뢰도를 평가하는 대인 신뢰도의 경우 2020년 50.6%에서 2021년 59.3%로 소폭 상승했습니다. 여전히 코로나19 이전(2019년 66.25)보다는 낮은 수치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감염으로 인한 불안과 외부활동 제약으로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돼 대인 신뢰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비만율은 2020년 38.3%에 비해 2021년 37.1%로 개선됐습니다. 다만 2019년 33.8%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상태입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와 원격학습, 외부활동의 제약으로 인한 활동량 감소가 비만율 증가로 나타났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46.4%였던 2020년과 대비해 2021년에 1.3%포인트(p) 상승하며 47.7%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기준 사회단체 참여율은 51.8%로 아직 회복이 더딘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고용률은 2022년 62.1%로 2021년(60.5%)보다 증가해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9년 23.6㎍/㎥에서 2020년 19.4㎍/㎥으로 감소한 이후로 2022년 17.9㎍/㎥를 기록했습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 기간 동안 청년들의 사회적 박탈감, 정신적 우울 등이 지속되면서 자살률이 높아진 것 같다. 아동학대 또한 가족이 오랜 시간 붙어 있으니 가능성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블루가 사회에 끼친 영향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는 모든 나라가 영향을 받았다. 그런데도 우리가 OECD 꼴등 수준이라는 것은 우리 사회 삶의 질이 글로벌 기준에서 낮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가 잘못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으며 이 통계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성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 중 자살률과 아동학대 비율, 독거노인 비율 등은 더 악화됐습니다. 사진은 쪽방촌에서 한 어르신이 방 안에서 TV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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