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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정부, 관치 비판에도 임종룡 고집하는 까닭
전 정부 사모펀드 사태 빌미로 금융CEO에 칼날
금융권 인사·자금배분 직간접적 개입
"우리금융 끝 아니다"…KB금융도 곧 임기 만료
2023-01-27 17:57:25 2023-01-27 17:57:25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윤석열정부가 '관치 금융' 논란을 감수하면서 우리금융지주(316140) 회장 인선에 개입하려는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특히 경제부총리직을 고사했던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금융 회장 레이스에 뛰어든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지난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중징계가 논의되기 전부터 임 전 위원장의 낙점설이 제기되기는 했습니다.
 
당시 손태승 회장의 연임이 유력시되기도 했고, 장관급 금융위원장을 지낸 인사가 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임 전 위원장이 고민의 시간을 가진 후 우리금융 회장에 도전하기로 한 것은 그만큼 정부와 당국의 강력한 지원 의사를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BNK금융지주, IBK기업은행 수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발탁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초 모피아 출신 이석준 회장이 NH농협금융 수장에 오르고,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회장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관치 금융' 논란은 다시 뜨거워지는 양상입니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의 '관치 금융' 논란은 우려가 현실로 바뀌었을 뿐 예상됐던 일입니다. 지난해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금융감독원장에 검사 출신 인사가 내려오면서 부터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현대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 등에 대한 수사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당시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난까지 감수하면서 금감원장 인사를 강행한 것은 금융권을 강하게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 검찰'이라 불리는 금감원에 진짜 검찰 출신 원장이 내려왔으니 그 존재만으로도 금융사들이 공포를 떠는게 당연할 것입니다.
 
지난해 취임 초까지만 해도 이 원장가 주특기는 발휘되지 않은 듯 했습니다. 피의자를 압박하는 검찰 특유의 그립(통제력)을 말합니다. 그런데 금융권 CEO 임기 만료가 몰리는 연말 연초가 다가오면서 이 원장의 화법은 직설적으로로 바뀌어갔습니다.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힌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용퇴 결정이 대표적입니다. 연임 의지가 강했던 손 회장이 물러나게 된 것은 금융당국의 공개적 압박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손 회장은 지난해 11월 라임 펀드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중징계를 받았는데요.
 
손 회장 측에서 소송을 검토하자 이 원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공개적으로 경고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후에도 8개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불러 모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해달라"며 직접적인 방법으로 압박했습니다.
 
이사회 의장 간담회 이후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은 줄줄이 연임을 포기했습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용퇴를 발표하자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보면서 리더로서 존경스럽다"고 발언하며 손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문제는 금융권 인사 개입이 우리금융지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문재입정부에서 벌어진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끈질기게 추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연임을 포기에서 자리에서 물러난 금융지주 회장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관리 부실의 책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원장 입장에서는 전 정부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의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제대로 따지겠다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습니다. 금융사 최고결정권자로서 금융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CEO를 밀어내기도 용이합니다.
 
5대 은행권 금융지주 중 KB금융(105560)의 윤종규 회장이 올해 11월 임기가 종료되고, 하나금융지주(함영주 회장)도 이번 정권 내 회장의 임기가 끝납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전 정부에서 발생한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계속 묻고 있는데, 차기 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는 상당수 경영진들이 자유롭지 않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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