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분양가 철산자이, 정부 발표 후 문의 급증
“‘줍줍’ 가도 괜찮아”…조합원 매물 호가 아직은 비싸
2023-01-07 02:00:00 2023-01-07 02: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철산자이더헤리티지가 달라졌다. 미분양 물량이 남았지만 완판을 자신했다. 얼마 전까지 고분양가 지적에 움츠렸던 관계자들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로 이만한 입지에서 이런 가격을 다시 보긴 어려울 거라고 강조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13.95% 하락했다. 경기도에서 수원 영통구(-14.1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이다. 광명시 부동산 시세를 이끄는 철산동과 일직동 KTX광명역 인근에서 급매물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추가 하락도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철산자이더헤리티지는 모두가 입을 모아 “비싸다”고 평가하는 가격에 분양을 진행했으니 좋은 성적이 나올 리 없었다. 1400세대나 공급한 전용면적 59㎡형이 2순위 기타에서 간신히 미달을 모면했지만 벌써 중복 청약이 발견돼 사실상 미달이 확정됐다고 한다. 좋은 입지에도 불구하고 8년만에 처음으로 광명시에서 실질적인 미분양을 기록한 것이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 공사 현장과 모델하우스. 건너편은 철산주공10단지와 11단지 재건축 공사현장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분양 성적과 달리 분양사무소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아 보였다. 당해 계약에서 다 채우지 못할지언정 예비당첨자 계약에서 거의 완판할 거라고 장담했다. 물론 그 배경엔 8년 전매제한과 2년 실거주 규제를 없앤 정부 발표가 있다.  
 
저층으로 구성된 철산주공 8단지와 9단지를 재건축하는 사업은 지난 20여년간 광명시민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입지와 사업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공사현장 인근의 A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여기 재건축을 노리고 아주 오래 전에 이사 온 외지인들도 많고 그중엔 위장전입을 한 사례도 더러 있었다”고 귀띔했다. 강남으로 가는 7호선 지하철 역세권에 관공서와 학교, 학원가, 상업지역 등을 두루 갖춰 생활환경이 좋고 교통망도 좋아 대기 수요가 충분했는데 하필이면 부동산 시장이 안 좋을 때, 강한 규제를 받으며 분양해 경쟁률이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조합원들이 전용면적 84㎡ 이상 중대형 평형을 다 가져가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59㎡형 위주로 분양한 것이 아쉬웠다는 평가도 있다. 
 
그럼에도 미분양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것은 분양 관계자들이나 일대 중개업소들이나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양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많지만 주변 시세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평형별 최고 분양가와 주변 신축의 실거래가를 비교할 경우 59㎡형은 1억~2억원, 84㎡형은 2억~3억원 정도 벌어져 있다. 
 
철산 8,9단지 조합원들이 중개업소에 내놓은 매물들의 호가는 이보다 더 높다. 84㎡형 기준으로 14억원에서 17억원을 호가한다. 
 
B 중개업소 직원은 “84㎡형 일반 분양이 적었던 탓에 조합원 매물을 찾는 사람은 꽤 많은데 지금 호가는 대부분 작년에 나온 가격이어서 덥석 잡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며 “정부가 이제 막 발표를 한 거니까 이제 몇 주 지나면 분위기 보면서 요즘 시세를 반영한 매물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합원 매물의 경우 추가 분담금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고 이주비 지원을 받은 매물도 있어 가격만 보고 접근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시세가 낮은 매물 중엔 소형 평형을 보유했던 조합원이 84㎡형을 신청한 경우가 많아 사업 성과에 따라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주비를 지원받은 경우 초기 매입 부담은 적지만 입주할 때 그 차액을 지불해야 한다. 
 
당첨자 발표 후의 모델하우스 내부. 당첨자 자격확인 서류 접수 전이라 상담 희망자와 평형을 재확인하려는 일부 당첨자만 방문해 전시장이 조용한 모습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방문객들이 당첨된 동호수의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처음 계획보다 분양가가 올라 미분양 없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조합원들에게 이익 청산금이 돌아갈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잘 되는 경우에 한해서다.
 
광명시 아파트 가격은 크게 조정 중인데 조합원 매물 가격은 그대로인 탓에 인근 단지 중개업소들에서는 차라리 지난 1~2년 사이에 입주한 신축을 잡으라고 권했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 바로 앞에 위치한 철산역 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만 해도 올해 입주했는데 84㎡형 호가가 13억원 선에 형성돼 있다. 최근 초급매 물건이 10억원대에 거래돼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급매물도 12억원대다. 
 
매매가 많지 않아 정확한 시세를 가늠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때 참고할 수 있는 지표가 전세가다. 이 단지의 84㎡형 전세가는 실거래가와 호가 모두 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만약 매매가가 10억원 미만으로 하락한다면 전세가율이 80%에 다다르는 셈이다. 
 
C 중개업소 대표는 “이곳이나 철산자이더헤리티지나 오는 3월 시행령이 개정돼야 조합원들이 본격적으로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며 “84㎡형을 원한다면 조합원 매물 중에선 롯데캐슬&SK뷰클래스티지를 선택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C 대표는 “수영장, 사우나 같은 시설이 있는 아파트는 광명시에서 철산자이더헤리티지가 최초”라면서 “고분양가 걱정을 하던데 마이너스 피(프리미엄)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본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 당첨됐다면 계약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철산자이더헤리티지의 전용 114㎡형은 1순위 당해 모집에서 마감했다. 중도금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분양가를 12억원 이하로 책정, 평당 분양가가 가장 저렴했고 주변 신축 아파트 중에 대형 평형이 많지 않아 희소가치도 높은 편이다. 결과적으론 실거주 의무가 사라진 덕분에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평형이 됐다. 미계약분이 나올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 
 
철산자이더헤리티지에서 분양한 국민평형의 세대수가 적다 보니 주변 아파트들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도 적지 않다. 사진은 철산자이더헤리티지와 모세로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철산동 롯데캐슬&SK뷰 아파트. 지난해 3월 입주를 시작했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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