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가객(歌客)'은 영원하다. 올해로 27주기를 김광석(1964~1996) 얘기다.
김광석은 1984년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로 데뷔했다. 포크그룹 '동물원'을 거쳐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일어나', '이등병의 편지' 같은 명곡을 쓰고 불렀다.
특히 그가 참여한 동물원 1집은 산울림 김창완이 노래를 듣고 정식 음반 제의를 권유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33살 젊은 나이에 타계했음에도, 그의 명곡들은 빛이 바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여운이 진하다. 가슴 속에서 살아 남을 뿐이다.
박찬욱 감독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JSA(2000)'에선 '이등병의 편지'가 흘러나온다. 2000년대 초 영화 '클래식'의 월남전 신 등에 OST로 쓰여 스토리의 고전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미장센 역할을 하기도 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는 그의 노래와 육성, 모습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날들',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 등 김광석 음악을 따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 제작되기도 했다.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 26주기 추모식이 열린 6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서 참석자가 헌화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30여년이 흘러가는 데도 여전히 김광석은 대중음악계 문화코드다.
김광석의 편곡 무대 중 넬의 '서른 즈음에'는 여전히 회자된다. 2016년 20주기 때, KBS가 음성 복원과 홀로그램 등으로 김광석을 되살린 프로젝트 ‘환생’의 일환으로 선보인 무대다. 모던록의 몽환적인 울림으로, 김광석의 아름답고 유려한 멜로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호평받았다. 당시 나윤권, 김형석, 장필순, 동물원도 참여해 고인을 추모하며 대중음악 연대 가능성을 일찌감치 보여줬다.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도 김광석은 소환된다. 에이핑크 정은지는 최근 리메이크 음반 '로그(log)'에 '서른 즈음에' 리메이크 버전을 실었다. 어쿠스틱 기반 싱어송라이터 예빛은 'Z세대 김광석'으로 불린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뮤지컬 '그날들'도 곧 무대에 오른다.
모던 록 밴드 넬의 김광석 '서른 즈음에' 편곡 버전. 사진=유튜브
현재 포크계 대부 김민기가 이끄는 극단 학전은 김광석과도 연이 깊다. 1991~1995년 학전 블루 소극장에서 김광석은 1000회의 라이브 공연을 열었다. 한국형 라이브 콘서트의 기원이 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매해 주기(기일 1월6일) 때마다 '김광석 노래부르기' 행사를 열고 있다. 25주기 때 코로나 팬데믹이 극심했지만 무관중으로라도 명맥을 이어갔다. 학전 대표 김민기를 중심으로, 김광석의 형 김광복과 1996년 2월 김광석 추모 콘서트에 모인 가수들이 함께 설립한 김광석 추모사업회가 주도하는 행사다.
1999년 두 번째 '다시 만나기' 추모 콘서트, 2008년부터 '김광석 다시 부르기 콘서트'를 진행하고 , 2012년부터 '김광석 노래부르기' 경연을 주최해왔다. 경쟁보다는 음악 공동체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취지에 가깝다. 다 같이 김광석을 기억하고 음악으로 화합하는 것을 목표에 둔다.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출신 김재환과 MBC TV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 신재혁, JTBC '슈퍼밴드'에서 우승한 밴드 '호피폴라'의 김영소 등이 이 행사를 거쳐왔다.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사진=학전
올해부터 행사는 '제1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로 시행한다. 코로나를 거치면서 보다 확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민기는 “김광석이 떠난 지 거의 30여년이 되어 가지만, 김광석의 노래가 주는 울림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노래가 주는 울림을 이어가기 위해, 그간 진행 하던 형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꾀할 시점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고향인 대구에서도 기일 주간 고인의 추모 행사가 당분간 이어진다. '김광석다시그리기길' 일대가 추모제와 추모공연로 뒤덮인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