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스크린 컴백은 개봉일 기준까지 더하면 정확하게 11년 만이다. 2012년 1월 5일 ‘원더풀 라디오’가 개봉했다. 그리고 11년 뒤인 2023년 1월 4일 영화 ‘스위치’가 개봉했다. ‘원더풀 라디오’ 개봉 당시에는 당연히 미혼의 처녀였다. 하지만 11년의 시간 속에 그는 한 남자의 아내가 됐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의 남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할리우드가 매료됐고 전 세계가 홀딱 빠진 남자다. 바로 이병헌이다. 그리고 남편 이병헌을 쏙 빼 닮은 잘 생긴 아들까지. 이렇게 멋진 두 남자에게 둘러싸인 아내이자 엄마, 바로 이민정이다. 1982년생으로 올해 벌써 41세다. 이민정이 중년을 넘었다니 얼핏 슬픈 생각까지 든다. 한때는 모든 남자들의 로망 같았던 여배우였다. 이상할 정도로 청순해 보이고 또 믿기 힘들 정도로 아름다운 외모에 한때 ‘뭇 남성’들이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물론 이민정의 설정을 몰랐던 시기를 전제로 한다면 전부 다 맞는 말이다. 일단 이민정은 내숭이 없다. 그리고 직설적이다. 그리고 웃긴다. 하나 더 보태면, 정말 웃긴다. 도대체 이 모든 걸 어떻게 숨기면서 살아왔는지 희한한 정도였다. ‘로망을 깨서 미안하다’면서도 박장대소하는 이민정이다. 영화 ‘스위치’의 1인 2역 ‘수현’을 이민정이 연기했다. 이민정과 ‘수현’, 정말 이 정도면 찰떡 궁합이다.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민정은 영화로는 정확하게 11년 만의 컴백이다. 드라마를 결혼 이후에도 꽤 많았다. 하지만 불가분하게 그리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영화로서의 컴백이 정말 늦었다. 첫 인터뷰 시작부터 활달하고 활발한 성격을 드러내면서 너무 오랜만에 스크린 컴백 작품으로 인사를 하게 된 사실이 믿기지 않는듯 많은 기대와 설렘을 드러냈다. 가볍게 그리고 진한 감동 모두를 가져갈 수 있는 ‘스위치’를 애정했다.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관객이 한 동안 없어서 저도 너무 마음이 아팠죠. 근데 진짜 오랜만에 극장에 와서 관객 분들이 가득한 걸 보니 너무 가슴이 벅차요. 무대인사 때 객석이 거의 가득 차 있어서 앉아있는 모습만 봐도 행복했어요. 온라인에 ‘스위치 보고 오랜만에 너무 웃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하던데,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다’ 등의 평이 올라오면서 너무 뿌듯하죠. 정말 어떤 누구와 함께 봐도 웃고 즐기고 감동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부합니다.”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이민정이 연기한 ‘수현’은 그의 남편이자 연인으로 1인 2역을 하는 권상우가 연기한 ‘박강’과 마찬가지로 1인 2역이었다. 이민정은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잘 나가는 화가 그리고 무명 재연 배우의 아내이자 이란성 쌍둥이의 엄마 그리고 동네에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억척스런 엄마이자 아내 ‘수현’. 이렇게 1인 2역을 연기했다. 1인 2역이지만 두 배역 사이의 갭 차이가 너무 컸다.
“너무 갭이 큰 건 사실인데, 크게 개의치 않았어요. 어차피 상상 이잖아요(웃음). 저희 영화에서 개연성과 현실성 그리고 타당함을 따지고 들어가면 이 영화 자체가 말이 안되잖아요 하하하. 정말 그냥 자유롭게 편하게 접근했어요. 감독님도 뭘 구체적으로 요구하시진 않으셨어요. 잘 나가던 화가였던 아니던. 결혼해서 집에서 아이 키우면 사실 다 똑같아요(웃음). 어느 정도는 제 경험도 좀 녹여서 캐릭터를 만든 느낌도 있어요.”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정의 극중 무명 재연 배우 ‘박강’의 아내 ‘수현’으로 등장했을 때의 모습. 그 모습이 무엇보다 더 현실감 넘치게 보인 건 아무래도 그의 자녀들로 등장한 남녀 아역 배우 박소이 김준의 귀여움 때문일 듯하다. ‘스위치’ 개봉 전까지 온라인에는 두 아역 배우의 ‘뽀삭 귀여움’이란 타이틀이 달린 여러 스틸 사진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공개됐다. 이민정에 따르면 두 아역 배우들은 실제 촬영장에서도 극중 모습 그대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단다.
“두 아역 배우들이 사실 경력이 정말 화려해요. 아시잖아요(웃음). 현장에서 저한테 ‘엄마’라고 부르면서 정말 잘 따라줘서 너무 귀여웠어요. 제 아들과 나이대도 비슷해서 저도 너무 편했죠. 그 나이대 아이들과 어떻게 노는지 잘 알아서 맞춰줬죠. 한 번은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데 제가 계속 이겼거든요. 아들로 나오는 준이가 너무 약이 올라 하는데 그 모습이 다들 너무 웃어서. 하하하. 그렇게 촬영 전에 실컷 놀아주고 본 촬영에 들어가면 아이들이 집중도 더 잘하고. 그리고 워낙 애들이 베테랑이라 진짜 너무 잘해줬어요.”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애인이자 남편으로 등장한 권상우가 그랬다. 결혼 이후 아이가 생기고 아빠가 된 뒤 ‘코미디’의 참 맛을 알게 됐고, 부성애가 무엇인지 느낄 수 있게 됐다고. 결혼을 했기에 알 수 있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모를 감정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이민정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느낀 감정은 그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다가 왔단다.
“결혼 전 그리고 아이를 낳기 전에는 오로지 ‘나’였죠. 모든 게 나 자신에게 날 맞추는 거였어요. 그땐 그게 당연 했죠. 나 혼자 였으니. 그런데 결혼하고 엄마가 된 뒤에는 모든 게 아이 중심이에요. 내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생명이 생긴 거잖아요. 거기에서 내가 오는 여러 감정들. 그건 배우에겐 어마어마한 장점이에요. 이 감정들은 오롯이 나만 느낄 수 있는 거잖아요. 죽도록 힘들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너무 행복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도 아이 얼굴을 보면 순식간에 모든 게 사라져요.”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정은 남편 이병헌과 함께 고민이다. 부부가 배우라면 한 번쯤은 분명 해봤을 듯한 고민이다. ‘내가 출연한 이 영화를 자녀에게 보여줄까’라는. 우선 남편 이병헌의 출연작 대부분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들이 많다. 이민정은 무려 11년만의 출연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결심 했단다. ‘스위치’, 아들에게 꼭 보여주기로. 엄마가 다른 남자의 아내로 나오지만 가족 코미디란 큰 틀이기에 올해 8세가 되는 아들이 보기에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단다.
“이 정도면 뭐 아들이 보기에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해요. 문제는 엄청나게 질문을 할 텐데, 그때 누가 그걸 감당하느냐가 문제인데(웃음). 아빠한테 넘길까 싶지만, 아빠도 처음 보는 영화이니 제가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하하. 극중에 욕도 몇 마디 있고 키스신도 있는데. 욕은 ‘어른들이 쓰는 나쁜 말이다’라고 설명해 주면 되고, 키스신은 제 아들도 놀랄 정도가 아니라서 남편과 상의해 봤는데 ‘보여주자’라고 합의를 봤어요(웃음).”
배우 이민정.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민정에게 ‘스위치 속 박강처럼 과거의 선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이란 질문을 했다. 이민정은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결혼 전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남편이 이 기사를 봐도 괜찮겠냐’라며 웃음을 터트리자 그는 ‘물론 전제 조건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시 돌아가도 남편 이병헌을 다시 만난다는 조건이 붙었다. 그는 박장대소를 하면서 ‘전 제 남편을 여전히 많이 사랑합니다’라고 웃는다.
“당연히 박강처럼 과거로 돌아가 어떤 선택을 바꿀 수 있다면 결혼 전으로 가야죠(웃음). 결혼 전으로 돌아가서 더 신나게 더 많이 더 철저하게 젊음을 즐기면서 놀고 싶어요. 하하하. 지나보고 나니 알겠는 것들.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그때는 왜 몰랐을까 하는. 정말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더 치열하게 그 시간을 즐겨 보고 싶어요. 그리고 다시 남편을 만나 사랑하고 우리 아들의 엄마가 되고 싶어요. 물론 꿈 같은 얘기죠. 그래서 ‘스위치’가 대리 만족을 시켜 줬나 봐요. 저와 같은 꿈을 꾸고 계시다면 ‘스위치’가 굳 초이스 입니다!(웃음).”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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