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스위치’ 권상우, ‘코미디’는 본능 ‘액션’은 로망
“극중 주인공 ‘박강’, 나 말고 잘 할 배우 누굴까…도저히 생각 안 났다”
“오정세 연기에 난 리액션만 하면 됐다…극중 PD역 선배 진짜 넘사벽”
2023-01-03 07:01:01 2023-01-03 07:01:01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을 매번 해왔다. 인지도 그리고 스타성 여기에 그의 경력까지. 배우 권상우가 빠지는 게 뭘까 고민해 본다. 억지에 억지를 더해도 권상우에게 빠지는 걸 찾긴 쉽지 않다. 오히려 그를 희화화하는 여러 패러디 요소들을 떠올리면 그것들이 빠지는 것들인가싶을 정도일 뿐. 불가분하게 그는 어느 순간 갖고 있는 것보다 아이러니하게도 갖고 있지 않는 것들로 인해 대중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배우가 됐다. 그런데 그걸 권상우는 기가 막히게 이용했다. 어떻게 보면 대범하다고 할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영리하다 못해 얄미울 정도란 생각도 든다. 본인에겐 정작 엄청난 스트레스일 수도 있을 듯한 웃음 포인트를 대놓고 끌고 와 마음껏 활용했다. 결혼 전 멋들어진 액션 장르에서 주인공으로만 모습을 보여오던 권상우가 결혼 이후 망가졌다는 소리도 사실 들려왔었다. 하지만 그건 완벽한 가짜 뉴스이고, 잘못된 루머다. 그는 결혼 이후 진짜 연기에 눈을 떠 버렸다. 뭔가를 내려 놓고 또 덜어내는 방법을 배운 듯하다. ‘탐정시리즈로 코미디와 생활 연기에 눈을 떴다. 그리고 이번 영화 스위치를 통해서 데뷔 21년차 내공을 터트려 버렸다. ‘스위치에서 권상우는 없다. 단지 그가 연기하는 박강이란 인물만 나올 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스위치정말 눈물 나게 웃기고 재미있다.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작년 12월 말이었다.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는 굉장히 피곤해 보였다. 웬만한 힘듦에는 티도 안내는 열정적인 배우로 유명한데 이날만큼은 상당히 피곤해 보였다. 바로 전날까지 새 작품 촬영을 했고, 흔치 않은 수중 촬영을 했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담이 걸려서 응급실에 입원해 주사까지 맞고 몸을 추스리느라 정상 컨디션은 아니라고 얼굴을 찡그린다. 그럼에도 스위치초반 반응이 너무 좋아 그 힘으로 버틴다고 다시 웃는다.
 
디즈니+ 새 시리즈 한강의 수중 촬영을 어제 온종일 했어요. 진짜 너무 피곤하고 어제는 담까지 걸려서 너무 죽을 맛이었는데, 오늘 스위치인터뷰는 절대 빠질 수 없으니 나와야죠(웃음). 제가 기대한 결과물 이상의 결과가 나와 내심 기대를 했는데 언론 시사회 반응이 제 기대를 넘게 나와서 정말 가슴이 두근거려요. 현재는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 앉히려고 노력 중인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웃음).”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스위치’, 굉장히 쉬운 코미디 영화다. 여기서 쉬운이란 단어는 여러가지 뜻을 담고 있다. 우선 상업적으로 쉽게 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단 뜻이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뻔한 내용이란 점도 담고 있다. 상업영화로선 반대로 굉장히 나쁜 단점이기도 하다. 그건 이 영화가 전부 만들어지기 전이고, 또 감독이 어떤 능력을 선보일지 모르고 여기에 상대 배우들과의 호흡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모르기 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시나리오 만으로는 분명 리스크가 큰 작품이었다.
 
전 작품 선택할 때 명확한 기준을 두는 게,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도 내 능력 밖에 있는 것이라면 욕심을 내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에요. 근데 스위치박강이란 인물은 나 말고 누가 더 잘 할 수 있을까 떠올려봤는데 도저히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진짜 제가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나중에 우리 아들과 딸 한 테도 자랑스럽게 보여 줄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 스위치가 될 것 같았죠.”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권상우는 12역 같은 배역을 연기한다. 톱스타로서의 박강그리고 톱스타에서 하루 아침에 무명의 재연 배우가 된 박강’. 이 두 인물을 오가면서 그의 곁에 있는 인물은 연인 수현이다. 수현은 연인이자 그의 아내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로 등장한다. 과거 톱스타 시절 연인이던 수현, 그리고 무명의 재연배우 시절 그의 곁에 있는 아내 수현도. 모두 배우 이민정이 연기한다. 권상우와 그의 실제 아내 손태영, 그리고 이민정과 그의 실제 남편 이병헌. 두 부부는 친남매와 친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라고.
 
서로 너무 친해서 사실 그게 더 힘이 됐죠. 지난 크리스마스이브때 병헌 형 그리고 또 다른 지인과 함께 저녁을 먹었어요. 민정씨가 형한테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이거 상우가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네라며 심드렁 했다는데(웃음). 영화 잘 나왔다고 하니 되게 궁금해 한데요. 뭐 극중에 이름만으로도 깜짝 출연을 해주는 고마운 형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인 병헌 형이 어떻게 볼지도 많이 궁금해요. 참고로 극중 민정씨와의 키스신도 있었지만 병헌 형이 웃고 넘길 수준이라 별 걱정 안됩니다 하하하.”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극중 권상우가 연기한 박강은 영화계 톱스타다. 안하무인 그리고 돈만 쫓는 속물. 여기에 자기 사람을 우습게 알고 또 현장에서 모두를 힘들게 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톱스타란 카테고리안에서 권상우에게도 극중 박강은 낯이 익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강의 성격이나 행동 등은 어떨까 싶었다. 분명 웃고 즐기라고 만든 상업 영화이지만 실제 권상우의 직업과 극중 직업이 같으니 결코 웃고 즐길 수만은 없을 듯 싶었기 때문이다.
 
너무 깊게 들어가면 골치 아픈데(웃음), 반대로 그냥 쉽게 얘기하면 과장된 부분이 많지만 크게 다르지도 않아요. 솔직히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잖아요. 저도 짜증 날 때도 있고 매니저와 싫은 소리하면서 싸울 때도 있어요. 제 매니저뿐만 아니라 다른 매니저들에게도 제가 극중 박강처럼 보이기도 하겠죠. 근데 그게 인간 사는 자연스러움 아닐까 싶어요. 극중 박강도 깨우치고 뉘우치는데 그걸 안하면 문제겠지만요(웃음). 참고로 전 제 매니저외 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하하.”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권상우도 이제 코미디에선 일가견이 생길 공력을 갖췄다고 자부한다. 이미 탐정시리즈로 제2의 전성기를 일궈냈다. 사실 그의 최고 대표 흥행작도 코미디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에게 코미디는 따로 땔 수 없는 장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선 정말 코미디 대가라면 대가일 베테랑들이 많이 출연했다. 일단 그의 상대역 오정세가 있었다. 그리고 숨은 주역 한 명을 더 거론했다.
 
진짜 정세의 연기에 너무 웃었고 너무 배꼽을 잡아서 진짜 힘들었어요(웃음). 다행히 NG는 별로 없었죠. 그만큼 그 장면에 필요한 수위를 딱 알고 표현하는 배우가 오정세에요. 전 그냥 정세의 연기에 리액션만 하면 되는 수준이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코미디에서 주고 받는 것에 대한 힘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애드리브도 진짜 많았죠. 혓바닥 생수를 씻는 장면이나 골프채 장면 등이 대표적인 애드리브에요. 하하하. 그리고 진짜 웃긴 분, 촬영장 PD로 나오신 이서환 선배. 정말 넘사벽 최고에요. 조만간 저 술이라도 한 잔 같이 하려고요. 하하하. 보시면 박수가 절로 나오실 거에요.”
 
배우 권상우.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결혼 이후부터 같다. 한때는 강한 장르 그리고 강한 배역에만 집중해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권상우다. 하지만 결혼 이후 아빠가 되면서 힘을 빼는 작업을 이어왔고, 그 정점이 코미디 장르에서 발군의 능력으로 빛을 발하며 꽃을 피우고 있는 권상우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당연히 아직도 로망이 있단다. 과거 자신의 출연작 가운데 가장 강하고 센 분위기를 자랑했던 야수같은 작품을 또 한 번 꿈꾸고 있단다. 인터뷰 당일 저녁이면 야수에 버금가는 시나리오를 손에 쥘 수 있다고 웃었다.
 
제가 꾸려 나가는 제작사에서 작가 분들이 오늘 저녁에 탈고된 시나리오 한 편이 나옵니다. 과거 야수를 능가하는 강렬한 작품인데 오늘 볼 생각을 하니 가슴이 떨려요. 잘 꾸려 나가서 제가 출연하고 싶은데 물론 많은 가능성은 염두하고 있죠. 제작자로서 많은 능력을 선보이고 싶어요. 조만간 히트맨2’도 촬영에 들어갈 듯 합니다.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작품으로 그리고 남자로서 로망을 터트려 볼 강렬한 작품도. 마지막으로 2023년 첫 한국영화 개봉작 스위치흥행까지. 많은 것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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