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ICT결산)⑥루나 폭락에 위믹스 사태까지…탈 많았던 가상자산업계
5월 루나·테라 폭락에 유동성 위기 전방위 확산
하반기 FTX 파산·위믹스 상폐 여파로 투자자 피해 극심
2022-12-29 06:00:00 2022-12-29 06:00: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올해 가상자산업계엔 1년 내내 찬바람이 불었다. 글로벌 금리인상 여파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함께 루나·테라 사태, 세계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FTX 파산 등 대형 사고가 이어지면서 유동성 위기가 극심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이른바 이번 크립토윈터(암호화폐 혹한기)를 계기로 세계 각국 규제 당국은 가상자산 시장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법제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상반기 가장 컸던 이슈는 지난 5월 발생한 루나·테라 폭락 사태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는 1코인당 1달러에 연동되도록 설계돼 테라USD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가치를 올리기 위해 자매코인 루나를 추가 발행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이 구현돼 혁신적이고 안정성있는 코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러나 대량매도가 일어나면서 1달러 가치 연동이 무너졌고, 알고리즘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와 자매코인 루나까지 연쇄적으로 일주일만에 99% 이상 대폭락하며 무너졌다. 한때 루나·테라는 시총 50조원을 넘기는 등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글로벌 코인이었으나 페깅 시스템이 무너지고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이 발생하면서 다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들의 안정성에도 의구심을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지난 5월 루나·테라 폭락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사진=뉴시스)
 
국내에선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거래소들이 루나에 대해 긴급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각각 시간차를 두고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워 또 다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치권에서 질타가 이어졌고, 이를 계기로 자율규제 성격의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DAXA, 닥사)가 만들어졌다. 루나·테라 사태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투자자들은 권도형 테라폼랩스 창업자와 신현성 공동창업자를 고소한 상태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는 구속영장이 기각됐고, 권 대표는 세르비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시드와 두나무도 루나·테라 초기 투자에 나선 것으로 밝혀져 불공정 행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반기에는 글로벌 3대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이 가상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지난 11월2일 미국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FTX 자회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건전성을 지적했고, 이후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가 보유하고 있던 FTX 자체 발행 가상자산인 FTT 코인을 전량 매각하겠다고 밝히면서 코인런(고객이 자금을 한꺼번에 인출)이 벌어졌다. 이에 따라 FTT 가격은 걷잡을 수 없이 폭락하기 시작, 불과 5일만에 기업 파산에까지 이르게 됐다. 
 
FTT 가격뿐 아니라 알라메다리서치가 투자한 솔라나, 세럼 등 가상자산 프로젝트들도 일제히 가격이 급락했고, 시총 1위 대장격인 비트코인도 유동성 위기에 영향 받으며 현재 2100만원대까지 추락했다. 국내에선 거래소 고팍스가 크게 영향받고 있는 모습이다. 고팍스는 협력사인 가상자산 대부업체 제네시스 트레이딩을 통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고파이를 운영해왔는데, 제네시스가 FTX 파산 신청 여파로 신규 대출 및 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원금 및 이자지급이 중단된 상태다. 아울러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와 관련해 계열사간 자전거래를 통한 자산 부풀리기 의혹 등 방만한 경영에 대한 폭로가 나오면서 도난당한 자산을 비롯한 사기혐의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이다.
 
위믹스는 전날 저녁 재판부가 상장 폐지 결정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상장 폐지가 확정, 지난 8일 오후 3시부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서 거래가 중단됐다. (사진=뉴시스)
 
비슷한 시기 국내 대표 김치코인인 위믹스 코인이 국내 4대 거래소에서 일제히 상장폐지 되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다. 국내 중견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위믹스 코인은 지난 10월27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이 속한 DAXA(닥사)에서 유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유통량 허위 공시, 소명기간 제출한 자료 오류 등이 유의종목 지정 사유다. 이에 위메이드는 16차례 소명을 거쳤지만 지난달 24일 위믹스는 상장폐지됐다.
 
유의종목 지정 당시 위메이드는 업비트를 비롯해 거래소들이 소명 과정에서 제대로 된 피드백이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고, 사유도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을 문제제기했다. 또 닥사의 결정 과정에서 회원사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담합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위메이드가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결국 위믹스는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위메이드는 본안소송, 공정위 제소를 통해 상장폐지의 정당성을 계속 따진다는 방침이다. 위믹스 상장폐지 여파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국내 김치코인의 상장이 더욱 어려워졌고, 현재 국내 P2E(플레이투언, 돈버는 게임) 게임시장도 위축세를 보이는 중이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신뢰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과 같은 가상자산 업권법 규제 논의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현재까지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심사도 처리하지 못한 채 내년으로 넘어가게 됐다. 내년 시행될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소득과세의 경우 제도 정비 등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2년 유예됐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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