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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일 맞은 김현식·유재하…'시대 초월 불멸의 음악'
2022-11-01 14:54:23 2022-11-01 14:54:23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11월 첫날이면 대중음악계에선 '현식이형', '재하형'을 찾는 목소리가 더 커진다. 올해로 각각 32주기, 35주기를 맞은 김현식(1958~1990), 유재하(1962~1987) 얘기다.
 
김현식은 1976년 이장희의 주선으로 음반제작을 하다 1980년 서라벌레코드사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을 타이틀곡으로 한 1집으로 데뷔했다. 1984년에는 동아기획으로 들어가 '사랑했어요'를 담은 2집을, 이듬해는 현 봄여름가을겨울 전신인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결성했다. 당시 키보디스트였던 유재하를 비롯해 김종진과 고 전태관(1962~2018), 그리고 빛과소금 멤버들이 그의 백밴드로 활동하며 3집을 함께 녹음했다. 30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이 3집에 수록된 타이틀곡이 '비처럼 음악처럼'이다. 유재하가 만든 '가리워진 길'도 이 음반에 수록돼 있다.
 
한국의 언더그라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린 싱어송라이터로 평가받는다. 1989년에는 신촌블루스 2집 앨범에 참여해 '골목길' 등을 녹음했다. 영화 '비오는 날 수채화'의 OST 작업에도 참여했다. '사랑했어요', '내 사랑 내 곁에'에선 정해진 형식이나 틀을 벗어나 '순수한 사랑'을 노래해 '사랑의 가객'으로도 불린다.
 
1990년 11월1일 6집을 마무리하던 중 간경화로 사망했다. 말년에는 아픈 몸으로 인해 갈라지고 탁한 목소리로 노래해 고통을 겪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다. 
 
가수 김현식. 사진=뉴시스
 
유재하는 1987년 11월1일 25세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데뷔작을 내기 전까진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등의 밴드에서 키보드를 맡았다. 
 
1987년 8월 발표한 솔로 음반 '사랑하기 때문에'는 국내 대중음악사상 최초로 작사, 작곡, 편곡을 홀로 일궈낸 앨범이다. '음악적 자주(自主)의 완전한 실현'이라 평가 받는다.
 
첫 음반이자 유작이 되고만 작품은 사후 영향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가리워진 길', '사랑하기 때문에',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우울한 편지' 등 수록곡 대부분이 인기를 끌었다. 클래식 음악 전공자였던 그는 화성학, 대위법 등을 적용한 한국형 팝 발라드의 시조로 평가받는다.
 
'유재하 음악장학회(유재하 가족들 설립)' 주관으로 1989년부터 고인을 기리는 '유재하음악경연대회'도 열려오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꾸준한 '산실(産室)'로서 자리매김해왔다. 1회 수상자 조규찬부터 유희열, 김연우, 이한철, 루시드폴, 스윗소로우, 방탄소년단(BTS)의 제작자 방시혁에 이르기까지, 이 대회 출신 300여팀은 오늘날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대중음악의 종 다양성에 기여하며 고인의 정신을 기려오고 있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재조명할 때 두 사람은 빠지지 않는다. 재작년에는 김현식 30주기 리메이크 앨범 '추억 만들기' 음원이 순차적으로 발표됐고, 작년 8월 컴필레이션 앨범도 공개됐다. 지난 몇년 간 김현식의 곡을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사랑했어요'도 무대에 올랐다.
 
2017년에는 유재하의 한양대 음대 후배인 작곡가 김형석이 프로듀싱을 맡은 유재하 30주기 음반 '우리 이대로 영원히'가 나왔다. 롤러코스터 출신 보컬 조원선과 R&B 가수 김조한, 윤종신 등이 후배 가수들과 참여했다. 
 
가수 유재하. 사진=유재하 장학재단
 
지난달 29일 이태원 참사로 정부가 오는 5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함에 따라 올해 일부 김현식 추모 행사는 취소됐다. 이날 가수 김장훈, 권인하, 김종서가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소극장에서 김현식 추모 무대 '제3회 추억콘서트'를 열 예정이었다. 김장훈은 "너무 황망하고 생각이 많은 생각이 많은 날이다. 마음이 많이 무겁다. 다음을 기약함을 양해해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히든싱어7'에서는 오는 4일 오후 8시50분 예정대로 김현식 편을 내보낸다. JTBC 측은 김현식에 대해 "수많은 명곡으로 국민들의 감정을 위로해 온 영원한 사랑의 가객"이라고 전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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