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등 정부 국정과제에 대한 여야 논쟁이 뜨거웠다. 산업은행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강석훈 산은 회장은 본점 이전 문제와 관련해 국회를 직접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의 "부산 이전은 법 개정 사안인 만큼 노조 설득도 중요하지만 국회도 이전지가 왜 부산인지 등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부행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원을 찾아 설득하고 있다"며 "적절한 시간이 되면 제가 직접 찾아가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은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인 동시에 새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다. 앞서 강 회장은 지난 6월 취임하면서 부산 이전을 추진했지만 노조 등의 반발에 부딪히며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본점의 우산 이전을 위해서는 한국산업은행법의 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김한규 의원은 "의원실이 본점 부산 이전 추진 계획 자료 요구를 요구했지만 '검토한 바 없다' 하더니, 일주일도 안 되서 부산 이전 전담 조직 출범안이 나왔고 직원 10명을 이전 추진단으로 발령을 내렸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도 국회를 패싱하는 '졸속 이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도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을 하겠다고 결정했다면 국회에서 의논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국가가 어떤 차원에서 로드맵을 만들었는지 제시해 달라"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취임 후 100일을 기다렸는데, 더 이상 기다릴 수만은 없어 (이전)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점을 이전해 (산은이) 새로운 역할을 하라는게 정부의 입장이고, 그것을 동의하든 안하든지는 국회의 역할"이라며 "산은은 우선 정부가 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공공금융기관장으로서 제 역할은 정부 정책을 이행하는 것과 이 과정에서 필요한 설득에 나서는 것"이라며 "이전준비단 구성 등은 저희가 정부 과제에 대해 준비하는 과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본점 이전을 두고 산은의 불확실한 태도가 희망고문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부산에 직원 500명을 발령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직원 몇 명 보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며 "직원들과 부산시민들에게 희망고문을 주지 말고 로드맵을 만들어 국회에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 회장은 "500명을 내려보낸다는 이야기는 잘못된 것"이라며 "내년에 부·울·경 영업조직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인력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헐값 매각과 함께 공적자금 회수도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산은이 지난 2021년 대우조선해양에 7조1000억원의 공적 자금을 들이고 관리했는데, 한화와 2조원에 계약을 체결했다"며 "산은에서 막대한 공적 자금 투입한 후에 헐값으로 매각하는 사례가 대우조선해양 뿐만이 아니다. 산은 관리 체계 전반적으로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강 회장은 "2008년도에는 대우조선의 매출이 10조원이 넘고 시가 총액이 10조원에 가까운 회사였다. 그런데 2020년 산은이 매각하던 시점에는 시가 총액이 약 2조원에 불과한 회사로 쪼그라들었다"며 "산은이 그 동안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관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관리가 쉬운 일은 아니고 또 이런 구조조정이 산은의 힘만으로 잘 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향후에는 저희가 구조조정 역량을 더 키우고 조속하게 빨리 매각을 해서 민간이 경쟁력 있게 (기업 운영을) 하는 방향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 회장은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으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진 것에 대해 채권시장 안정펀드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은 채안기금을 약 3조원 조성해 1조4000억원을 사용했고 1조6000억원이 남았다"면서 "이를 조속히 투입해 레고랜드발 ABCP 자금경색 국면에 적극 대응하고 레고랜드 관련 부동산프로젝트(PF) ABCP는 금융위원회에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는 산은 부산 이전을 두고 여야의 반말과 고성이 오가면서 오전 한 때 파행을 맞기도 했다. 여야는 윤석열정부의 청와대 이전 비용과 부·울·경 메가시티 공약 파기 등에 대해 설전을 주고 받았고, 백혜련 정무위원장은 오후 회의를 속개하겠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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