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유근윤 기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20일 충남·세종 현장 방문이 전날 밤 급하게 취소됐다. 대신 이날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전력을 쏟았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소 부원장이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긴급체포된 만큼, 대장동 이슈의 불씨를 살려 지지율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전날 국정감사를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소속 국회의원들을 당사로 집결, 농성을 이어간 것과 관련해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검찰의 법 집행을 민주당이 물리력으로 저지하려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집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또 다른 범법행위일 뿐"이라며 "법치주의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공세를 펼쳤다.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대한민국은 법치주의다. 법에 따라서 시스템으로 운영하자는 합의는 수십 년째 해오고 있는 일"이라며 "민주당의 법치주의 부정, 공무집행 방해는 국민들이 다음 선거에서 엄정히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지금 범죄 혐의로 체포된 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법기관의 법 집행을 막고 있는 것"이라며 "공당임을 포기하고 오로지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한 사조직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불법 대선자금의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어느 국민이 지금의 정치권을 향해 자신의 권리를 위임하는 신뢰를 보여주겠는가"라며 "이번 수사는 국민들의 이름으로 반드시 진실과 정의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지난 19일 오전 김용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김 부원장의 경기 성남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의 개발이익 일부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등을 통해 김 부원장에게 흘러갔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돈 받은 시기를 지난해 4~8월로 특정, 당시 김 부원장이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한 이재명 대표의 캠프 총괄부본부장이었던 만큼 불법 선거자금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국고 보조금이 보장된 대선 본선과 달리 대선 경선은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검찰은 김 부원장의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같은 날 오후 3시5분쯤 민주당사에 위치한 민주연구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이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들은 국정감사 전면 보이콧을 선언하고 당사 앞으로 집결했다. 검찰은 약 8시간의 대치 끝에 철수했다. 민주당의 국정감사 보이콧과 관련 주호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국회의 임무를 져버린 국정감사 파행과 정기국회 공전은 민주당이 민생 포기 정당임을 천명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은)책임있는 집권여당으로서 국정감사를 끝까지 정상 진행코자 하니, 의원님들께서는 흔들림 없이 내일 국정감사 준비에 매진해 달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검찰 압수수색과 관련해 정치탄압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사 내에 위치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국정감사 복귀를 결정했다. 다만 대검 국정감사를 앞둔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검찰의 중앙당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사과 등 요구사항을 수용할 때까지 국정감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복귀한 배경에 대해 "급한 불은 껐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우리도 야당해봤지만 야당이 유일하게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국회 안이다. 특히 항의하려면 국정감사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장외로 나가면 가장 힘이 약해진다"고 짚었다.
핵무장론 등 강력한 안보 이슈로도 지지율 소폭 상승에 그쳤던 국민의힘으로선 이를 계기로 국정 및 정당 지지도의 반전을 노릴 수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성인 20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1.1%포인트 오른 33.1%였다. 부정평가는 1.6%포인트 하락한 64.2%였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대북·안보 이슈는 전통적으로 보수층 결집을 통한 지지율 급등으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보수층 결집은 있었지만 의미있는 수준의 지지율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재명 대표 의혹에 대해 직접적으로 부각하기보단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용 부원장 체포에 대해)저희 당은 크게 상관이 없다. 정당에서 뭘 할 수 있는 게 없다. 검찰에서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는 게 중요하다"며 "(민주당이)싸우려면 검찰 가서 싸워야지 왜 국회에서(국감을 보이콧하나)"라고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반발하는 민주당의 대응에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집단 이기주의적 발상으로 공권력을 훼손하는 부분에 대해 보수주의자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며 지지율 반전 계기를 내다봤다.
강석영·유근윤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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