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에 당심 100% 반영까지…유승민 집단견제
유승민 "총선에서 이기려면 민심이 중요한가, 당심이 중요한가" 반격
2022-10-18 16:02:21 2022-10-18 16:02:21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9월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에서 '당심' 반영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선 룰을 개편하자는 주장이 당권주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70% 반영되는 당원투표 비율을 최대 100%까지 늘리자는 것이다.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에 대한 견제용으로, 이 같은 룰 변경은 당내 갈등을 불러올 소지가 다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대표에 도전키로 마음을 굳힌 조경태 의원은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경선방식 당원 100% 투표로 혁신하자"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해 '배신자가 지지율 1위'라며 "현재 경선 룰은 이런 분을 대표로 앉히게 되는 룰이다. 즉 민주당 개딸들이 우리 대표 선정에 투표권을 가지는 룰"이라고 말했다.
 
당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 역시 이날 YTN라디오에서 '민심은 유승민'이란 질문에 "민주당의 선택이 되는 민심은 안 된다"며 경선 룰과 관련해서도 "우리 당대표를 뽑는데 왜 민주당 이야기를 듣느냐는 이야기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현 의원도 지난 14일 "당대표를 뽑는 데 당원 아닌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논란들이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며 독주 태세를 굳혔다. 지난 14일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정기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유승민 전 의원(37.1%)이 첫 손에 꼽혔다. 2위 나경원 전 의원(16.2%)과의 격차도 두 배가 넘었다. 특히 그간 '배신자' 프레임이 강했던 대구·경북(TK) 지역에서도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점은 유 전 의원으로선 더없이 반가운 결과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당심'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대상을 한정하면 유 전 의원의 지지율은 9.6%에 그쳐 4위로 크게 밀렸다. 보수층에서도 1위는 나경원 전 의원의 차지였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70% 반영되는 당심을 최대 100%까지 끌어올릴 경우 유 전 의원의 당대표 선출은 보장받지 못한다. 특히 그가 반윤 전선을 명확히 한 터라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과도 대결해야 한다. 이준석 전 대표가 민심, 특히 2030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돌풍 끝에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당시와는 사정도 달라졌다. 탄핵과 대선, 지방선거, 총선에서 참패를 거듭한 끝에 '변화'를 택했지만, 지금은 엄연히 대선에서 승리한 집권여당이다. 윤 대통령도 아직 집권 초반으로 당에 절대적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다. 
 
유 전 의원은 당권주자들의 집단견제에 '민심'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17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헌을 개정해서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것은 지금 당권을 잡고 있는 분들이 마음대로 할 것이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다만 국민이 그런 것을 어떻게 보겠나. 다음 당대표의 주요 사명은 총선 승리다. 총선에서 이기려면 민심이 중요한가, 당심이 중요한가. 너무나 뻔한 상식적인 얘기"라고 맞받았다. 또 "다음 전당대회가 민심과 윤심의 대결, 이런 식으로 가면 총선에서 국민의 외면을 받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총선 승리가 지상 최대 목표인 출마 예정자들의 마음을 흔드는 전략이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을 급격히 변경할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18일 "룰을 바꾸면 공정성이 훼손된다"며 "당원 비중을 높이면 유승민, 이준석을 발 못 붙이게 하려는 친윤 독점체제 시도라는 비판이 나올 것이다. 이준석을 내치는 과정 속 논란처럼 분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룰을 변경하면 전당대회 흥행도 안 되고 중도층 흡수는 물론 보수층도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김수민 평론가는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아예 제외하면 모를까, 7:3이나 8:2 사이에 무슨 의미가 있나. 유승민 한 명을 겨냥해 교묘히 룰을 조정한다는 의미밖에 없다"며 "자신의 유불리에만 초점을 맞췄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당심 반영 비중이 70%인 상황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은 의미 없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배 소장은 "일반국민 여론조사 100%라면 (역선택 방지 조항이)필요하지만 이미 당원 70%인 상황에서 굳이 필요 없다. 역선택 방지 도입은 전당대회 취지 자체를 희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당대표는 당원만 대표하는 게 아니라 당의 얼굴이고 국민 전체를 보는 자린데 (당권주자들이)역선택이라는 말(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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