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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3분기도 선방…삼성물산 웃고 DL이앤씨 울고
대형 상장 건설사 3분기 매출액 24조…1년 전보다 17.5% 증가 전망
삼성물산, 해외수주에 영업익 '활짝'…DL이앤씨, 주택 마진 하락에 고전
2022-10-05 06:00:00 2022-10-05 06:00:00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본사 전경. (출처=각사)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건설업계가 올해 3분기 원자재값 상승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등 하방 요인에도 수익성 방어에 성공할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수주와 주택·건축 수주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 것이다. 다만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거래절벽이 이어지면서, 해외 수주 확보 등에 따라 건설사별로는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삼성물산(028260)·현대건설(000720)·DL이앤씨(375500)·GS건설(006360)·대우건설(047040)·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 6개 건설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24조542억원으로 전년동기(20조4802억원) 대비 17.45%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730억원으로 34.1% 늘어날 전망이며 추정 순이익은 12.01% 뛴 1조1764억원으로 나왔다. 원자재가격 상승과 가파른 금리 인상 등에 따른 부담이 커진 상황 속에서도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추정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835억원으로 작년 동기(1410억원)에 견줘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19억달러 규모의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제조공장(FAB)1 신축공사를 수주하며 해외시장에서 선전한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작년보다 33.4% 늘어난 49억547만달러로 업계 1위다.
 
시평 2위인 현대건설의 경우 영업이익이 2109억원으로 1년 전(2204억원)보다 4.3% 감소할 것으로 나왔지만,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2.8%, 19.7% 오른 4조9081억원, 1775억원으로 예상됐다. 해외시장에서 아직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국내 도시정비사업에서 역대 최대 수주를 기록하는 등 적극적인 수주 행보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들어 부산 최대 재개발로 불리는 해운대구 우동3구역 재개발사업을 비롯해 도시정비사업에서만 누적 수주액 8조3520억원을 시현했다.
 
이어 GS건설과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각각 1986억원, 1539억원, 1519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와 비교해 각각 30.4%, 37%, 9.2% 늘어난 수준이다.
건설사 3분기 실적 컨센서스 현황.(표=뉴스토마토)
반면 DL이앤씨의 경우 계열사 실적 부진과 주택 마진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증권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744억원으로 1년 새 32.7% 감소할 것으로 나왔다. 여기에는 건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주택 부문 예정 원가율 조정이 이뤄진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DL이앤씨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DL건설 등 계열사 실적 부진과 주택부문의 원가상승, 해외법인의 일회성 비용 증가로 각각 1257억원, 13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37%, 31% 줄어든 규모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지난 2분기 중 연간 주택 착공 계획 또한 2만 가구에서 1만5000가구로 낮췄다. 이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9573억원에서 6434억원으로 32.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주택 매출액 성장이 기대보다 약하고 주택 부문 예정원가율 조정으로 전분기 대비 마진 개선도 미미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호주 요소 공장 등 연말 연초 플랜트 수주 성과에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라며 “4분기에는 매출 회복과 주택 마진 정상화 등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이익 개선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주택 부문 원가율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향후 건설사 실적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와 달리 3분기 건설사 실적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사 영업이익을 부진하게 만든 주택 부문 원가율은 지난 2분기를 고점으로 3분기부터 내년까지 완만하게 하락하고 현재 물가를 반영해 공사비를 산정한 신규 착공 현장, 도급 증액을 이뤄낸 기존 착공 현장이 전체 주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점차 높여갈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종합 건설사 주가를 짓누르고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분양 시장 악화로 인한 PF 사업장의 공사비 손실 위험이지만 대형사 공급 주력 지역인 서울경기 지역 분양 성과가 아직 양호하다”라며 “높아진 금리 수준에 공사비 손실 위험을 배제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과거에 비해 탄탄해진 건설사들의 체력은 현재 놓을 수 없는 끈으로 건설사 기업가치는 느리지만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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