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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새 책)'책과 우연들'·'슬픔이 택배로 왔다' 외
2022-09-28 14:59:31 2022-09-28 14:59:3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뭘까. 그 근원의 마음을 물을 때 가로등 길을 따라 집으로 걸어 돌아오던 18살의 밤을 생각한다.” 김초엽 작가는 이 첫 에세이에서 자신이 왜 이야기를 쓰고 싶어 하는지 그 탐험의 기록들을 돌아본다. 아무리 SF라는 장르라도 그 이야기들은 결국 지구를 떠날 수 없고 현실에 붙들려 살아가야만 한다. “쓰고 싶었던 것은 유토피아 자체가 아니라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지나온 소설들의 궤적을 돌아본다.
 
 
책과 우연들
김초엽 지음|열림원 펴냄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한국 대표 서정시인 정호승의 14번째 시집. “문학은 결사적이어야 한다”는 평소 시인의 태도가 묻어나는 넉넉한 위로의 시편들이다. 각박한 세상을 사는 이들을 향해 시인은 “빈 물통은 물이 가득 차도 빈 물통(‘빈 물통’)”이며 “빈집은 빈집이므로 아름답다”(‘빈집’)고 말한다. 즉 우리 마음은 비어있는 상태이므로, 본연의 상태를 유지해야 아름다운 삶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죽음과 삶, 어머니 같은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글들도 담겼다.
 
 
슬픔이 택배로 왔다
정호승 지음|창비 펴냄
 
“가난한 사람은 저축을 하고 부유한 사람은 투자를 한다.” 저자는 책 제목대로 세계적인 폭락의 장 때 ‘그냥, 계속, 사는’ 투자 행위가 삶을 바꿔놓는 마법과 같다고 말한다. 100년에 가까운 주식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1920~2020년 사이 50퍼센트 이상 하락한 기간 투자했을 때 미래 연간 수익률이 25퍼센트 이상 상승했다고 근거를 제시한다. 저축을 ‘덜’ 하고, 때가 되면 주택을 매입하고, 주식이나 채권의 경우 빨리 사고 천천히 팔기 등 팁을 전한다. 
 
 
저스트, 킵, 바잉
닉 매기울리 지음|오수원 옮김|서삼독 펴냄
 
소설가 김연수가 9년 만에 내는 6번째 소설집. 지구 종말을 예견한 노스트라다무스로 떠들썩했던 1999년 여름, 동반자살을 결심한 21살 두 대학생의 뜻밖의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 단편이 표제작이다. 아이를 잃고 바다 앞에서 200년 전 역사 속 인물 ‘정난주’를 떠올리는 이도 등장한다.(‘난주의 바다 앞에서’) 시간은 단순히 과거에서 미래로만 흐르지 않는다. 8편의 단편, 각각의 삶은 시간을 초월하는 상상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난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김연수 지음|문학동네 펴냄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사랑에 관한 주제를 히가시노 게이고 식 진땀 나는 추리 세계의 한복판으로 던져낸 소설이다. 남성성과 여성성이 무엇인지, 왜 우리는 두 틀에만 갇히려고 하는지 ‘여성의 몸에 남성의 마음을 지닌’ 주인공을 통해 작가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트랜스젠더, 스포츠, 법률 등 다양한 국면의 젠더 문제에서의 편견과 이분법적 경계를 쌓으려는 사회에 대한 일갈이다.
 
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민경욱 옮김|소미미디어 펴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대륙이 만나는 바다.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 3대 종교의 중심지이자, 주요 문명이 탄생하고 스러져간 곳, 지중해. 역사학자 9인이 지중해 반만 년 역사를 포괄적으로 살펴준다. 유럽의 알파벳이 서아시아 페니키아 문자에 뿌리를 두고 있고, 유일신 신앙이 고대 이스라엘인에게서 나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핵심 요소가 됐음을 알게 된다. 지중해가 만들어 온 ‘개인’의 역할이 어떻게 역동적이고 풍성한 인류사를 완성했는지 인문학적 통찰을 준다.
 
 
지중해 세계사
제러미 블랙 외 지음|책과함께 펴냄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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