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값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 내 아파트값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6% 하락하며 16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주간 변동률로 보면 2012년 12월 둘째주(-0.17%) 이후 9년 9개월 만에 하락폭이 가장 컸다.
특히 서울 내에서도 도봉구와 노원구 아파트값 하락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도봉구는 0.31% 하락했으며 노원구도 0.29%의 높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서울 내에서도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노원구와 도봉구 아파트값은 각각 20.60%, 18.3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서울 전체 평균 집값 상승률(14.56%)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감소했고 가격도 내림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노원구 아파트 매매 건수는 41건으로 전년 동월(467건)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도봉구 아파트 매매 건수도 208건에서 32건으로 감소했다.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하락거래도 속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에 자리한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달 7억원에 실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지난해 9월 9억4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4000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또 도봉구 창동에 있는 '삼성래미안' 전용면적 66㎡는 지난 4월 9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에는 이보다 3억원가량 낮은 7억원에 매매됐다.
노원역 인근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꼭 파셔야 하는 분들이 집을 싸게 내놓고 있는데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며 "그렇다 보니 가격도 지난해 9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던 매물 가격이 계속 빠지면서 최근에는 7억원대 급매물이 나오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노원구와 도봉구 같은 경우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인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데 지난해 많이 올랐다"며 "올해 집값이 꺾이는 상황에서 외곽 지역부터 조정이 되니까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원구와 도봉구 일대에 재건축 단지가 많아 규제 완화가 호재일 수 있으나 언제 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집값 하락을 방어하긴 어렵다"며 "호재도 집값이 오른다는 확신이 있을 때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이지 집값이 떨어지는 분위기에서는 그 효과가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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