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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김강섭 별세…'가요무대' 20년 산역사
2022-08-10 15:39:51 2022-08-10 15:39:5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김상희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1967)'과 나훈아 '흰 구름 가는 길(1971)'로 알려진 작곡가 김강섭이 별세했다. 향년 90세. KBS 장수 가요 프로그램 '가요무대'를 20년 이끈 연주자로도 유명하다.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고인은 9일 오전 10시5분께 지병인 신장병으로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1932년 9월26일 전북 정읍에서 태어난 김강섭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육군본부 군악대로 활동했다. 이후 육군교향악단에서 활동하며 위문공연과 미군 클럽 무대에 섰다. 
 
전역 이후에는 김광수 악단과 김호길 악단 등을 거치며 팝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쌓았다. 서울대 작곡과 출신이기도 하다.
 
고인은 1961년 KBS에 경음악단장(이후 KBS 관현악단)으로 입사했다. 이를 계기로 1964년 최숙자가 부른 라디오 연속극 '나루터'의 주제가를 작곡했다.
 
이후 김상국 '불나비'(1965), 김상국이 부른 드라마 '여기 이 사람들'의 동명 주제곡(1966), 김상희 '빨간 선인장'(1969), 유리시스터즈 '꿈나무'(1971), 문정선 '파초의 꿈'(1972), 이용복 '그 얼굴에 햇살을'(1972) 등을 작곡했다.
 
'달려라 백마', '너와 나', '팔도사나이' 같은 유명 군가 작곡으로도 유명하다. "너와 내가 아니면 누가 지키랴"로 시작하는 '너와 나'(작사 김성용)는 '진짜 사나이'와 더불어 민간에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군가다. "보람찬 하루 일을 끝마치고서"로 시작하는 '팔도사나이'(작사 이동영)는 MBC TV 예능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이경규가 진행하던 코너 '몰래카메라'에 자주 나오던 노래라 대중에게도 익숙하다.
 
KBS 관현악단장으로 1985년 '가요무대'의 출범부터 음악 지휘를 전담했다. 1995년 정년퇴임 이후에도 2005년까지 상임지휘자로서 20년, 총 900회가 넘도록 프로그램을 이끈 '산역사'다.
 
가수 최희준을 미8군 무대에 데뷔시켜준 주인공이기도 하다. 최희준이 서울대 법대 '신입생 환영회'에서 냇 킹 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패티김, 나훈아도 어렸을 때부터 그가 지켜봐온 톱가수들이다.
 
고인은 5년 전부터 신장병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복수 여사와 세 딸(희정·희수·희란)이 있다. 고인의 빈소는 11일 서울성모장례식장 10호실. 발인은 13일 오전 7시, 장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이다.
 
작곡가 고 김강섭씨. 사진=연합뉴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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