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부동산 시장에 대한 수요세가 얼어붙으며 거래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내놨던 매물을 거둬가는 집주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3140건이다. 한달 전 서울 아파트 매물이 6만4530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2.2%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서울 내에서도 서초구 아파트 매매 매물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초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4372건에서 4045건으로 7.5% 줄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자리한 '서초푸르지오써밋' 매물은 81건에서 35건으로 56.8% 감소했고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아크로리버뷰' 매물도 69건에서 43건으로 37.7% 떨어졌다.
이 기간 서울 내에서 아파트 매물이 증가한 곳은 강남구와 중구, 용산구, 금천구 등 4곳뿐이었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는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며 매물이 쌓이는 추세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건수는 38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4679건) 대비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아직 신고일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격히 감소한 셈이다.
이에 서울 아파트 매물도 올해 초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4만5198건이다. 같은 해 4월 서울 아파트 매물이 5만1427건으로 상승한 이후 지난달에는 6만4770건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왔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지며 내놨던 매물을 거둬가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며 매물도 소폭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인근 지역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다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에 부담을 느끼며 매도하려고 했지만, 세제 부담이 조금 완화됨에 따라 관망세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부동산 시장이 약세이기 때문에 팔고 나면 다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취득세 중과 부담도 있기 때문에 굳이 지금 팔려고 하지 않고 가지고 가려는 집주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아파트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은행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지금 내놔도 거래로 이어지기 힘들다"며 "이전에는 매물이 쌓여 있었다고 하면 최근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가져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매물 감소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진다면 매물이 증가할 수 있지만, 최근 종합부동산세도 완화해준다고 하니 집주인들이 회수하고 지켜보자고 돌아서며 아파트 매물이 감소했다"며 "현재 매수자 우위 시장 분위기 자체는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매물 감소세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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