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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조선업계 자율운항선박도 강화
자율운항선박 시장 규모 2028년 309조원
유럽서 자율운항선박 표준 선점 움직임 활발
한국조선해양 자율운항선 충돌 100회 피해
대우조선·삼성중공업 연구비 늘리고 기술 강화
2022-07-12 12:00:14 2022-07-12 18:24:4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수주 목표 달성을 코앞에 둔 한국 조선업계가 자율운항선박(MASS) 시장 선도를 위한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 선박으로 업계를 주도하고 있지만 차세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자율운항선박 표준 선점이 주요 과제로 떠오른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009540)은 올해 175억2000만달러어치를 수주해 연간 목표 174억4000만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목표의 72%, 대우조선해양(042660)은 66.4%를 채웠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상반기 누계 발주량의 46%를 한국이 차지했다고 최근 밝혔다. 고부가선박인 14만m³ 이상 LNG선 발주량은 한국이 71% 점유율로 초격차 기술력을 확인했다.
 
한국 조선업계가 차세대 조선시장 장악을 위한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한창이다. 사진은 현대중공업이 2021년 건조해 SK해운에 인도한 18만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 (사진=한국조선해양)
 
국내 조선사들은 다가올 자율운항선박 시대에도 주도권을 가져가려 한다. 자율운항선박은 운송업계 인력난 해소와 안전성 제고, 오염물질 저감 등으로 미래 해상 혁신기술로 주목받는다. 시장 조사업체 어큐트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자율운항선박과 관련 기자재 시장은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8년 시장규모가 2357억 달러(약 309조309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해외에선 관련 기술 표준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해사안전국제협력센터에 따르면, 네덜란드 해상 에너지 인프라 전문기업 'Fugro'를 주축으로 세워진 자율운항 선박에 관한 국제기술작업반 'MASS 피플'이 9개 국가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기술 개발을 논의하고 있다.
 
작업반 참여국은 네덜란드·영국·노르웨이·벨기에·덴마크·프랑스·뉴질랜드·이탈리아·폴란드 등 유럽 선진국이다. 이들은 국제해사기구(IMO) 해사안전위원회(MSC)의 자율운항선박 논의에 적극 참여하며 전문인력, 교육과 기술표준 등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 조선3사 역시 자율운항선박 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지난달 18만 입방미터(㎥)급 초대형 LNG운반선 '프리즘 커리지'호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에 성공했다. 5월 초 미국 남부 멕시코만을 출발해 파나마 운하와 태평양을 거쳐 33일만에 충남 보령 LNG터미널에 도착했다.
 
프리즘 커리지호는 총 운항거리 2만㎞ 중 절반을 '하이나스 2.0' 기술로 운항했다. 하이나스 2.0은 인공지능(AI)이 날씨와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 명령까지 제어하는 2단계 자율운항 체계다. 기존 1단계인 인지·판단에 조종·제어도 가능한 단계다.
 
프리즘 커리지호는 이 기술로 연료 효율을 약 7%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은 약 5% 줄였다. 운항 중 다른 선박의 위치를 정확히 인지해 충돌 위험을 100여회 피했다. 아비커스는 올해 하반기 안에 하이나스 2.0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 자율항해 체계인 '삼성 자율 선박(SAS)' 연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 이 기술로 300톤급 예인선이 반경 1㎞ 내 선박과 장애물을 피해 5㎞ 떨어진 목적지에 도착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 자율운항선박 간 충돌 회피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SAS에는 레이다, 범지구 위치결정 시스템(GPS), 자동식별장치(AIS)와 360도 열화상 카메라, 충돌 회피를 위한 엔진 자동 제어 기술이 집약됐다. 삼성중공업은 SAS에 AI와 딥러닝 기술 등을 결합해 편의성을 높이는 연구를 진행중이다. 2025년 이후 부분 자율항해선박 주요 항해장비로 승격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하반기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의 단계별 운항 시험을 시작한다. 지난해에는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원격조종 등 자율운항과 안전운항 관련 기술 시험을 마쳤다.
 
지난 5월에는 한국선급과 '디지털화 및 스마트·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선박 운항 안전과 효율 향상을 위한 스마트십 서비스 개발 △디지털 Data Exchange 기술 개발 △자율 운항 기술 개발 및 실증·인증 △선원 교육 콘텐츠 공동 개발 △스마트 야드 구현을 위한 디지털 기술 협업에 나선다.
 
조선업계는 계속되는 적자에도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각각 0.6%, 1.6%, 0.8%다. 한국조선해양은 전년과 같고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0.8%포인트, 0.1%포인트 올랐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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