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미국발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우려, 각국 규제 여파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코인 거래소들이 몸집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국내 거래소들은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거래소들은 현재는 가상자산 시장이 약세장이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성장성 기대가 큰 시장인 만큼 선제적으로 인재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100명 감원에 나섰다.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뉴욕 증시 상장 이래 공격적인 인력 확보에 나섰지만 비트코인 폭락 등 가상자산 시장 불황이 이어지면서 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이외에 미국 다른 가상화폐 거래소 크립토닷컴도 전체 인력의 5%인 260명가량에 대한 해고를 진행 중이며, 가상자산 대출업체 블록파이는 지난 13일 직원의 20% 정도인 150명 이상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추가 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거래소 대비 지난해까지 채용에 보수적이었던 데다 장기적 산업 성장 측면에서는 인재를 늘리는 일이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AML(자금세탁방지) 분야를 중심으로 전문 인력을 추가 채용중이다. 이외에도 서비스 프로덕트 기획, 엔지니어, 디자이너, 보안 담당자 등 다양한 직군에서 수시 채용하고 있다. 또한 하이브와 함께 지난 5월 미국에 NFT 합작사 '레벨스' 설립에 나서면서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 채용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기준 두나무 직원수는 370명인데, 최근까지 500명 규모의 인력을 확보한 상태다. 조직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 강남역 부근에 위치한 사옥도 인근 지역의 에이플러스에셋타워로 확장 이전한다. 현재 부서별로 인력이 순차적으로 이동 중이며 연내 사옥 이전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두나무 관계자는 "현재까지 최소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어 추가 채용을 해야하는 시점이기도 했고, AML 부문은 특금법이 강화돼 보강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 추가 채용을 했고, 필요시 수시채용은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추진 여부에 대해선 "향후 레벨스뿐 아니라 자회사 바이버 등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관련 인력 채용을 하고 있고,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빗썸은 연내 세자릿수 규모의 인력 채용을 목표로 추가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빗썸은 올해 상반기 100여명의 신규 채용을 포함해 현재 인력이 300여명 규모다. 빗썸은 최근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부문부터 블록체인 개발, 시스템 엔지니어 등 전 부문에 걸쳐 채용 중이다. 빗썸 관계자는 "상반기까진 두자리수로 채용했고, 연내 총 세자릿수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신사업의 경우 자회사 빗썸메타를 통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코인원은 지난 1월 전 직군에 걸쳐 경력직 공채를 뽑았으며, 이에 따라 올초 130명에서 현재 170명 수준으로 임직원수가 확대됐다. 특히 기술개발직군을 중심으로 채용을 늘리면서 연초 대비 50% 수준으로 기술 직군의 비중이 늘었다. 코인원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채용에 나설 계획이며, 향후 250명 수준까지 조직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사업에 대해선 확장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하반기 중으로 구체화된 내용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코빗은 현재 위기관리부서 직원부터 개발자 등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상시 채용을 하고 있다. 코빗은 상반기 20여명을 신규 채용하면서 현재까지 총 130여명으로 확대됐다. 코빗 관계자는 "몇명을 뽑자는 개념보다는 좋은 인재는 계속 영입하자는 기준을 두고 채용을 진행 중에 있다"면서 "총 16개 포지션으로 나눠 채용을 진행하고 있고, NFT마켓의 경우 한달 정도 미뤄진 7월께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팍스는 올해 초 80여명 규모에서 40여명을 추가 채용해 120~130명 규모로 인력이 확대됐다. 하반기에도 꾸준히 경력직 등 추가 채용에 나서 인력 확충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고팍스 관계자는 "코인 업황이 좋지 않지만 당면한 과제가 많이 있고, 일정에 맞춰 잘 준비하고 더 좋은 투자 환경을 만들려면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채용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추진에 대해선 "향후 계획하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 및 안정성을 충분히 갖추는 것을 우선으로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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