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예금금리를 잇달아 인상하면서 평균 금리가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대 중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새 1.3%포인트(p) 가까이 급등했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사 저축은행의 12개월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 13일 기준 연 2.94%로 집계됐다. 기준금리가 1.75%던 2015년 4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지난달 13일 2.63%에서 한 달 사이 0.31%p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7%)와 비교해선 1.27%p 치솟았다.
개별 저축은행 가운데는 3% 중반까지 정기예금 금리를 주는 곳도 있다. 유니온저축은행의 'e-정기예금'은 연 3.50%의 금리를 제공한다. 키움저축은행의 'SB톡톡 회전식정기예금', 애큐온저축은행의 '찾아 쓰는 정기예금'은 각각 연 3.40% 금리까지 제공하고 있다. OK·웰컴·애큐온·키움·키움YES·상상인·고려·다올·동원제일·머스트삼일·민국·인천 등 12개 저축은행도 자사 정기예금 상품에 최고 3.30% 금리를 적용 중이다.
저축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예금 금리를 조정해 왔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조만간 4%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정기예금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다. 주로 고객 예·적금으로 대출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로 고객을 붙잡아야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하다. 지난 13일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는 연 2.39%(비대면)로 저축은행 평균과는 0.55%p 차이난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0.82%p 비교해서는 금리 차이가 줄었다.
기준금리가 더 오르면서 수신금리 상승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글로벌 물가상승압력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예고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연말엔 2.75%(현재 1.75%)에 이를 것이란 시각도 다수다. 저축은행 평균 예금 금리는 기준금리가 2.75%던 2012년 10월부터 2013년 5월까지 7개월간 4% 이상을 유지했었다.
7월부터 바뀌는 예대율 규제도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를 늘려야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저축은행들은 코로나19 대출 지원을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110%(100% 기준)까지 예대율 규제 비율이 유예됐다. 예대율 규제는 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을 의미한다. 이달말 유예 기간이 끝나면 규제 비율이 100%로 줄어 예수금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주요 저축은행의 예대율 비율은 3월말 기준 SBI저축은행이 96.82%, OK저축은행 97.11%, 한국투자저축은행 96.63%로 규제 기준에 가깝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전망 등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조만간 연 4% 정기예금도 등장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가계대출 규제, 법정최고 금리 인하 등 이슈에 마냥 조달비용격인 예수 관련 금리를 올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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