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헤어질 결심’ 극장에서 보실 만할 것이다”(종합)
2022-06-02 14:35:02 2022-06-02 14:35:02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헤어질 결심을 연출한 박찬욱 감독에게 칸 영화제 감독상은 이제 지나간 의미다. 박 감독에겐 언제나 첫 번째는 국내 관객의 반응이 우선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2일 오전 서울 동대문 JW메리어트 호텔에서헤어질 결심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 주연 배우인 탕웨이와 박해일이 참석했다.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왼쪽) 감독이 5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박해일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을 처음 기획하게 된 이유를 3~4년 전 기억으로 떠올렸다. 그는 “3~4년 전쯤 스웨덴 경찰 추리 소설 마르틴 베크시리즈를 읽게 됐다. 고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다면서 소설 속 마르틴 베크처럼 속이 깊고 상대를 배려해주는 신사적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거기서부터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시나리오를 쓴 정서경 작가를 논의를 했고, 남자 주인공을 배우 박해일로 놓고 출발하게 됐단다.
 
칸 영화제 공개 전까지 가장 주목된 점은 헤어질 결심 100% 수사물이면서도 100% 로맨스 장르로 소개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다시 말하지만 말 장난이 아니다면서 두 가지를 분리할 수가 없었다. 어느 순간의 관점에서 보면 수사극이고, 어떤 관점에선 러브스토리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관계, 탐문조사를 하는 과정, 심문하는 과정을 보면 연인들이 할 법한 일들이 이뤄진다면서 원망하고 변명하는 연인들이 보일 법한 모습이 심문 과정에서 이뤄지는 게 이번 영화의 특징이다고 전했다.
 
헤어질 결심은 지금까지의 박찬욱표 영화와는 전혀 다른 결을 보인다는 입 소문도 이미 퍼진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박 감독은 이전 작품들에서 말초 신경을 자극하는 표현들이 잘못됐었단 게 아니다면서 이전 작품에서 선보인 폭력과 정사 노출 등은 관객들에게 들이대듯 눈 앞에 가져다 대는 영화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얘기다면서 캐릭터들의 미묘하고 섬세한 변화를 세밀하게 잘 들여다 봐야 하기 때문에 자극적 요소를 낮춰야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었다. 가수가 노래를 하는 데 드럼이나 기타가 너무 화려하면 오히려 노래가 묻힐 수 있지 않나. 그런 효과를 노렸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한국 감독으론 임권택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예전에는 황금종려상만 트로피를 주고 나머지 상은 상장만 줬었다면서 이번에 트로피를 주더라. 다행이었고 보기도 좋았다고 웃었다. 박 감독은 네겐 외국 영화제 수상보다도 기다려지는 게 한국 개봉이고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다. 지금 제일 궁금한 지점이다. 긴장된다고 전했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만이 담고 있는 한국적 정서가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영화는 내가 만든 다른 어떤 영화들보다 조금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면서 그래서인지 내 생각엔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좀 특별했었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헤어질 결심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내 영화 중에 후반 작업에서의 완성도가 높은 영화가 됐다면서 극장에서 보실 만 하다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다고 소개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난 뒤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얘기를 그린다. 지난 달 28일 폐막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박찬욱 감독)을 수상했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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