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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머니무브①)예·적금 하루 8000억원 유입
주식·코인 약세 장기화…안전자산 은행에 돈 몰려
2022-05-26 06:00:00 2022-05-26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겼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이 약세를 지속하면서 시중의 유동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으로 돈이 회귀하는 '역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적금 잔액은 지난 20일 기준 709조706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97조7321억원)과 비교해 3주 만에 12조원이 유입됐다. 이달 들어 휴가일을 제외하고는 하루 평균 8000억원 정도가 유입된 셈이다.
 
반면 주식관련 자금인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감소세를 보였다. 주식투자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말 2조8140억원 늘어 70조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불과 4개월 사이에 10조원이 빠져나갔다.
 
주식을 매입하면서 증권사에서 대출을 받는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도 감소세다.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해 9월말 24조 8400억원까지 늘어난 뒤 계속해서 줄고 있다. 지난해 4분기(-1조7507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1조458억원)까지 2분기 연속 빠져나갔다.
 
금리인상기를 맞아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주식과 암호화폐 시장이 극심한 조정국면을 거치고 있는 결과로 분석된다. 위험자산의 수익성이 나빠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사상 최고가(코스피 3316.08)를 경신했던 국내 증시는 하반기부터 장기 하락 국면에 접어들어, 지난해 말 삼천피가 무너진 뒤 낙폭을 키워 현재 2600선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6만7802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던 비트코인도 한때 2만9000달러선까지 급락했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것도 한몫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4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시중은행들은 경쟁적으로 수신금리 인상에 나섰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달 2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p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2007년 8월 이후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기준금리가 몇 차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지금보다 오르게 될 것"이라며 "주식시장의 조정이 계속되고 있어 은행이자라도 받자는 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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