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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청장 대전)양천, “중단 없는 발전” vs “힘있는 도시전문가”
김수영, 3선 여성 구청장 도전…"섬세한 현장 행정"
이기재, 원희룡 장관 측근…"실질적 지역 변화 추진"
야당 강세 속 최근 선거 여당 승리…박빙 대결 예상
2022-05-20 06:00:00 2022-05-20 06:00:00
[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 양천구는 지방선거 때마다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그 이유는 양천을 잡는 후보가 예외없이 서울시장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작년 재보궐 선거를 포함해 역대 9번의 서울시장 선거 모두 양천구에서 1·2위 후보의 득표율이 최종결과와 비슷했다. 작년 재보궐 선거에서도 1위를 차지한 오세훈 당시 후보의 전체 득표율 57.5%와 양천구 득표율 57.46%이 0.04%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공교롭게도 지난 민선 6·7기 구청장과 21대 총선 양천갑·을 모두 민주 진영이 승리했다. 반면, 작년 4월 재보궐선거, 올 3월 대선에선 모두 보수 진영에서 승리했다. 이번 양천구청장 선거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현역 구청장 대 전 청와대 행정관
 
양 당은 양천구청장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최초로 3선 여성 구청장에 도전하는 김수영 후보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측근인 국민의힘 이기재 후보를 내세워 승부를 겨룬다.
 
김 후보는 지난 8년간 지역의 변화를 이끌었다고 자신하고 있다. 목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신정·신월동 일대의 개발에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50대 독거남의 고독사를 막는 ‘나비남 프로젝트’로 섬세한 복지를 실천했고, ‘청년디지털 서포터즈’로 위기에 빠진 골목상권과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김 후보는 정책과 사업의 연속성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주거환경 개선, 재건축 절차 간소화, 목동선·강북횡단선 임기 내 설계, 대장홍대선 조기착공, 법정 문화도시 지정, 대형 뮤지컬 극장 건립, 안양천 국가정원 지정 추진, 5대 공원리모델링, 서부트럭터미널 개발, 신정차량기지 이전 등에 성과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수영 양천구청장 후보가 황희 의원, 이용선 의원과 함께 지난 16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김수영 후보)
 
이에 맞서는 이기재 후보는 양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측근을 떠나서도 이 후보는 도시공학박사로 청와대 행정관, 산업통산자원부 장관정책보좌관, 제주도청 서울본부장,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 등 풍부한 행정과 정책 경험을 자랑하는 도시전문가다.
 
이 후보는 김 후보와 달리 지난 8년간 지역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윤석열 정부가 탄생하고 오세훈 시장 후보의 4선 달성과 더불어 이 후보가 양천구청장을 맡아 지역의 실질적인 변화를 불어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강력한 여당의 힘으로 지역의 숙원 과제 해결을 약속하고 있다. 신월·신정·목동지역 신속통합기획 진행, 신월사거리역 신설, 대장홍대선·목동선·강북횡단선 신속 추진, 서부터미널 개발, 공항소음피해지역 실질 지원, 국회대로 인접지역 종상향, 목동운동장 일대 복합스포츠공원 조성 등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이기재 양천구청장 후보가 지난 12일 신정역에서 이준석 대표와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기재 후보)
 
'목동아파트 재건축' 승패 가를 듯
 
양천구의 가장 큰 현안은 목동아파트 재건축이다. 14개 단지, 392개동, 2만6635세대에 달하는 목동아파트는 재건축 연한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단지가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재건축에 대한 두 후보의 비전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윤석열-오세훈-이기재'로 이어지는 강력한 여당의 힘으로 확실하게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목동아파트 재건축에 필요한 안전진단 비용을 구비로 지원하고 서울의 대표 명품 주거지가 될 수 있도록 조속히 추진한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특정 정당과 인물에 대한 심판이자 양천구를 변화·발전시킬 절호의 기회”라며 “이제 이론과 현장경험이 풍부한 도시전문가로 바꿔야 한다. 지금이 양천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적기”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각 단지 입주자 대표를 비롯한 현장과의 소통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해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단없이 재건축 절차 간소화, 안전진단 비용 지원, 재건축 지원 전담부서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김 후보는 “한창 가속도가 붙은 양천 발전의 흐름을 여기서 멈출 수 없다”며 “주요 사업의 현황과 주민의 필요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목동 재건축 등 주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완성하는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8년 3월 서울 양천구 오목교역 인근에서 목동아파트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국토교통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를 반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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