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다문화학생들 숫자가 지난해 16만명을 넘어서면서, 7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부 지방의 사례가 아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학교에서 다문화학생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어느세 어엿한 우리 이웃이 된 것이다. 그러나 학교를 도중에 그만 두는 다문화학생들이 적지 않다. ‘남과 다르다’는 구분짓기와 차별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다른 친구들처럼 공부하고 싶다는 다문화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교육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보장돼야 하는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가 연중기획 <차별받지 않을 권리> 시리즈로 다문화학생들의 교육권 침해 문제를 짚어봤다.(편집자주)
다문화학생의 숫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0만명을 밑돌던 다문화학생은 어느덧 16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방만의 현상이 아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다문화학생이 늘고 있다. 비다문화학생들 곁으로 다문화학생들이 가까이 다가가고 있고 거부감도 전보다 적어졌지만, 다문화학생들을 향한 차별의 시선은 여전히 적지않게 남아있다. 다문화학생을 다르게 보는 교내 환경은 그들이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다문화학생 숫자는 16만5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인 2020년 14만7378명에서 8.6%인 1만2678명 늘었다.
다문화학생 수는 약 7년만에 2배가 뛰었다. 지난 2015년에는 8만2536명이었다. 2016년에는 9만9186명이었으나 2017년 10만9387명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2018년 12만2212명, 2019년 13만7225명으로 꾸준히 많아졌다.
해를 넘길수록 다문화학생은 늘었으나 전체 학생 숫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5년만해도 600만명을 넘긴 전체 학생수는 이듬해 589만949명으로 600만명의 선이 깨졌다. 이후 △2017년 573만3132명 △2018년 559만2792명 △2019년 546만1614명 △2020년 535만5382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도 약 533만명으로 줄었다.
다문화학생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2014년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다문화학생 비율은 2018년 2.18%로 올라 2%대에 들어섰고 지난해에는 3%로 상승했다. 다문화학생 비율의 오름세도 가팔라졌다.
크게 늘어난 다문화학생은 지방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학생이 전체 중 절반에 가깝다. 지난해 경기 지역의 다문화학생은 4만667명으로 전국의 시·도 중 가장 많았다. 경기 다음으로는 서울(19368명)로 나타났다. 인천까지 더하면 수도권 다문화학생은 7만85명이다. 전체의 43.7%에 해당한다. 14.3%는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에 거주했고 나머지 41.8%는 그외 기타 지역으로 나타났다. 지방의 사례라는 인식이 깔려있던 다문화학생이 수도권에 더 많은 것이다.
국내 학교에 다문화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도중에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020년 다문화학생의 학업중단률은 0.67%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에 전체학생의 학업중단율은 0.6%였다. 다문화학생의 학업중단률이 소폭 높았다.
다문화학생의 학업중단률이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건 그나마 긍정적인 신호다. 2017년에는 1.17%였으나 2018년 1.03%로 줄었고, 2019년에는 0.95%로 떨어졌다.
그런 와중에도 ‘부적응 관련 학업중단률’은 수년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2016년 0.29%에서 2017년 0.32%로 올랐고 △2018년 0.27% △2019년 0.28% △2020년 0.23%로 나타났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떨어졌지만 등락을 반복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어, 다문화학생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가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 내에서 다문화학생을 상대로 은연 중에, 혹은 의도적으로 발생하는 차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학급 친구들이나 교사들의 차별적 발언 등이 다문화학생의 학교 적응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김영순 인하대 다문화융합연구소장은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다양성 수용의 부족으로 인해 차별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이 나오고 있다”며 “학교 교육 체계 등 사회 구조적으로도 다문화 이해도를 높일 시스템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수민 경상대 인권사회발전연구소 선임연구원 역시 지난해 3월 발표한 논문 ‘다문화 청소년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차별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에서 다문화학생이 학교에서 겪는 차별이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연구에 참여한 다문화 청소년은 모두 자의든 타의든 자신이 ‘다문화’임이 밝혀지는 경험을 했다”며 “다문화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일부는 따돌림 대상이 되거나 자신과는 상관없는 다문화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고정관념들로 차별을 받는 경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문화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차별을 겪지 않거나 거리낌 없이 밝히는 경우에도 차별을 경험하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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