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의료보험 시행을 앞두고 MBC시즌 드라마 ‘라이프 특별조사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4월 개봉한 마이클 무어 감독 ‘식코’에 이어 민영의료보험 반대 여론을 의식한 것일까.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질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국민건강보험의 민영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민영의료보험이 시행되게 되면 의료서비스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불가피하다며 반대여론이 들끓고 있다.
◇ ‘돈 없으면 죽으란 말이요?’
“21살에 자궁경부암에 걸렸어요. 환자에게 지급되는 돈을 ‘손실’로 보는 민영보험사는 젊은 여성은 자궁암에 걸릴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죠”
“작업중에 손가락 2개를 잘렸어요. 보험 적용이 안되는 손가락 봉합 비용을 감당 못해 결국 손가락 1개는 포기했어요“
영화 ‘식코’는 지금 가장 잘산다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의료 서비스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마이클 무어 감독은 “돈이 없는 긴급환자를 길거리에다 쓰레기처럼 내다 버리는 미국의 현실을 남의집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며 “의료가 공익성은 뒷전이고 이윤만 추구하다 보니 돈없고 병역이 있는 환자는 결국 죽음으로 내몰린다”며 이를 경고한다.
우리나라는 과연 이에 안전지대일까.
국민건강보험이 민영화될 경우, 국민건강보험의 ‘당연지정제’가 폐지되고 ‘영리의료법인’이 도입된다.
당연지정제는 국내 병원이 자동으로 국민건강보험에 적용되도록 지정하는 제도를 말하고, 영리의료법인은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선병원에 대해 수익사업을 허용한다는 개념이다.
이렇게 되면 건강보험을 받지 않는 병원이 늘어나게 되고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의존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시민들은 의료시장이 시장의 논리에 종속될 경우 미국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 조금 아쉬운 ‘라이프특별조사팀’
지난 15일 첫방송을 한 MBC시즌 드라마 ‘라이프특별조사팀’도 민영의료보험을 앞두고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보험조사원’ 즉, 보험손해사정사라는 전문직을 중심으로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서 발생한 보험금 청구사건의 내막을 철저히 파해치는 내용으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심은진, 엄기준이 출연한다.
드라마에서는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사건, 일가족이 보험금을 노린 사기 행각,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이 보험금의 수익자로 된 억울한 사연 등 손해사정사들의 인간적인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최근 고객이 찾아가지 않은 미지급 보험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피보험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으려 하는 일부 보험사들의 치부를 드러내기에는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민영의보시장이 개방될 경우 보험제도의 실상을 ‘식코’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 네티즌이 ‘광우병에 걸려 의료보험 안돼 죽으면 대운하에 뿌려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믿겨 지지 않는 현실에서 과연 이 드라마가 오는 6월 29일 종영을 앞두고 어떤 결말을 내놓을지 궁금해진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mhpa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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