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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여론조사)⑤국민 57.7% "민주당, 대선 이후 잘못하고 있다"
지지 기반 40대마저 부정평가 50% 넘어…호남·진보층도 이례적으로 박한 평가
민주당 지지층은 긍정평가 47.4%…당심에 매몰될 경우 민심과 멀어질 수도
2022-04-14 15:00:00 2022-04-14 15: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는 25.2%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 기반인 40대와 호남, 진보층 성향에서도 민주당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례적으로 높았다. 
 
14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2~13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3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대선 패배 이후 행보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57.7%로, 과반을 넘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5.2%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층은 17.1%였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은 대선 패배 직후 지도부 총사퇴와 함께 윤호중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대위 체제를 놓고 진퇴 논란을 벌였다. 원내대표로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윤 비대위원장이 당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윤호중 비대위로는 지방선거에서 필패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일방적 절차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비대위에 대한 신임으로 간신히 봉합하는가 했더니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또 한 번 내홍이 거듭됐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송 전 대표가 한 달도 안돼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반발과 함께 인천에서 서울로 지역을 옮기는 것에 대한 명분 부재, 낮은 경쟁력 등이 서울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지도부가 서울을 전략 선거구로 지정, 수습에 나선 가운데 잠재돼 있던 계파 갈등도 다시 비화됐다. 이에 대해 여론은 '민주당이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혹독한 평가를 내렸다.
 
연령별로 보면 모든 연령에서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절반을 상회했다. 20대 긍정 21.3% 대 부정 58.8%, 30대 긍정 22.8% 대 부정 57.9%였으며, 특히 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인 40대에서도 부정평가가 50%를 넘었다.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34.5%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지만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52.9%)에는 미치지 못했다. 50대에서도 긍정 28.5% 대 부정 53.9%였으며, 60대 이상에서는 긍정 20.9% 대 부정 62.5%로 부정평가가 60%를 넘었다.
 
지역별로도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부정평가가 50%를 넘었다. 특히 6월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과 경기·인천에서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적 여론이 60% 안팎에서 형성됐다. 서울 긍정 26.2% 대 부정 57.0%, 경기·인천 긍정 25.5% 대 부정 63.5%였다. 이번 지방선거의 또 다른 승부처인 대전·충청·세종과 강원·제주에서도 민주당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50%를 넘으며 높게 나타났다. 대전·충청·세종 긍정 22.5% 대 부정 63.4%, 강원·제주 긍정 24.8% 대 부정 58.1%였다. 영남도 다르지 않았다. 대구·경북 긍정 21.3% 대 부정 64.0%, 부산·울산·경남 긍정 18.1% 대 부정 50.8%로 조사됐다.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던 광주·전라조차 부정평가가 38.5%로 40%에 가까웠다. 긍정평가는 40.7%였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 민주당의 행보에 대한 부정평가가 53.1%로 절반을 넘었다. 긍정평가는 24.8%에 불과했다. 보수층에서는 긍정 13.0% 대 부정 75.5%로, 부정평가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진보층에서는 긍정 40.8% 대 부정 41.1%로 팽팽했다. 진보층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점을 고려하면 호남과 마찬가지로 부정평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47.4%로 50%에 달했다.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35.6%로, 전체 응답자들 평가와는 다른 분위기였다. 당심에만 매몰될 경우 민심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긍정 9.4% 대 부정 78.2%로, 부정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번 조사는 ASR(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41명이며, 응답률은 4.7%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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