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에스컬레이터 타던 휠체어 탄 장애인 추락해 숨져

20m 인근에 엘리베이터 정상 작동경찰, 탑승 경위와 업체 과실 여부 조사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다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7일 서울시메트로9호선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50분쯤 양천향교역 승강장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50대 남성 A씨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뒤로 넘어져 추락했다. 크게 다친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장애인용 리프트가 아닌 비장애인이 주로 이용하는 에스컬레이터로 지하 2층에서 지하 1층으로 올라가던 중이었다. 약 20m 떨어진 곳에는 정상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도 있었다.

 

다만 사고 당시 에스컬레이터 입구에는 휠체어나 유모차 진입을 금지하는 차단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단봉 설치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닌 권고사항이다. 서울시메트로9호선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9호선 모든 역사의 에스컬레이터 앞에 휠체어 진입을 막는 차단봉을 설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가 엘리베이터가 아닌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려 했는지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계 결함이나 역무원 과실 등에 대해서도 따져볼 예정이다. 양천향교역이 있는 9호선은 서울교통공사가 아닌 민자업체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운영하는 구간으로, 만일 운영업체의 과실이 있을 경우 중대재해법 적용은 서울시가 아닌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지게 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지난 5일 서울 시청역에서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