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새정부 눈치보며 현안처리 답보
사모펀드 판매사 CEO 제재·노조추천이사 선임 등 지지부진
2022-04-05 06:00:00 2022-04-05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현안 처리가 제자리 걸음이다. 사모펀드 판매사 최고경영자(CEO) 제재나 기업은행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등과 같은 굵직한 현안이 쌓여있지만, 사실상 손을 놓은 모습이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주요 현안들이 수개월째 답보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판매사 CEO 제재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징계 논의를 재개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 현재까지 이렇다 할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제재 안건을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과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 위반 사항으로 구분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처럼 쟁점이 좁혀진 사안을 먼저 처리하고,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사법부 판결에 대한 법리 검토 등을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제재 의결을 미루면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손실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금융감독원과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진 이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결정이 유보되면서 사모펀드 판매사 CEO에 대한 징계는 장기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 심의를 대기 중인 부실펀드 판매 금융회사 제재조치안 중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내부통제기준 마련의무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충분한 확인·검토를 거친 후 심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건도 제자리 걸음이다. 기업은행 노동조합이 금융위에 복수의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한 지 20여일 가량이 지나고 기존 사외이사의 임기가 만료됐으나, 후임 인선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위가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공공기관 노동이사제에 대해 이견을 가진 점도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기업이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찬성 의견을 내비친 반면, 안 위원장은 해당 제도가 공공기관 개혁을 막고 민간기업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당국이 목소리를 내기에는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통상 새 정부 들어서면 정책 기조 등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당국의 현안 처리가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고승범 금융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