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금융권에도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2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및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현재 기획조정분과를 중심으로 잔여 임기가 임박한 공공기관장 인선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위는 공공기관장 낙하산 인사 비판 여론이 높은 만큼 국민경제와 밀접한 기관을 중심으로 인사 폭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금융 공공기관 중에서는 우선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교체가 거론된다. 이 회장은 문재인정부 출범 후 4개월 후인 지난 2017년 9월에 취임해 2020년 9월 이례적으로 연임했다. 산업은행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것은 26년 만이다.
이 회장은 취임 후 한국GM, 두산중공업 정상화, 대우건설 매각 등 굵직한 구조조정 성과를 이뤘다. 반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합병 불발, 쌍용차 매각 불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건부 합병 등 인수합병(M&A) 사례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9월까지로 현 국책은행장 가운데 잔여 임기가 가장 길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산은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내비친 만큼 새 정부 출범 후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산은은 정부 정책과 밀접한 조율이 필요한 만큼 새 정부 수립과 함께 수장 교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내년 1월까지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윤 행장은 문재인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대표적인 친정부 인사로 꼽힌다. 취임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63.7% 지분을 보유한 국책은행인 만큼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낮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관측이다.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은 임기가 오는 10월까지다. 남은 임기가 짧은 만큼 중간에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는 5월10일부터 정부 조직개편과 장차관 임명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수출입은행장 인선은 시간상 임기 종료와 맞는다는 계산이다. 윤대희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역시 임기를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이사장의 임기는 새 정부 출범 후 1개월 뒤인 6월4일까지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만큼 교체 가능성은 낮다.
반면 유광열 SGI서울보증보험 사장,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최준우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권남주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등은 잔여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어 거취가 주목된다. 인수위가 인적 쇄신 차원에서 이들 공공기관장들을 교체할 수도 있지만, 너무 이른 교체라는 점에서 차기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이 교체되면 공공기관장 인사는 어느 정도 교체가 예상되는 부분"이라며 "국정철학에 맞는 인물들로 순차적인 교체에 나서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다만 임명 방식, 임기 등 어떻게 접근해서 인사 논란을 해소할 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정부 출범과 함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사진)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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