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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일본, 역사 앞에 겸허해야…대화의 문 열어두겠다"(종합)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일본, 선진국으로 리더십 가지길"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신냉전 우려, 강대국에 휘둘리지 않는 힘 가져야"
북한에 대화 촉구…"의지 잃지 않는다면 항구적 평화 이룰 수 있다"
2022-03-01 13:42:33 2022-03-01 13:42:33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임기 마지막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이 선진국으로서 리더십을 가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그러기 위해서 일본은 역사를 직시하고, 역사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대선 전 사실상 마지막 대국민 메시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거행된 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책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은 지금,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한때 불행했던 과거의 역사'를 딛고 미래를 향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웃나라 국민의 상처를 공감할 수 있을 때 일본은 신뢰받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에 반성을 촉구하는 동시에 대화의 문도 열어놨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지역의 평화와 번영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그리고 공급망 위기와 새로운 경제질서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 과제의 대응에 함께 하기 위해 항상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식 개관한 임시정부기념관에서 임시정부에 뿌리를 둔 대한민국의 발전 상황을 소개하며 국민적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성장률 4% 달성,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시대, 3대 분배지표 개선 등의 성과를 언급하며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되었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우려하며 우리 스스로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힘으로 패권을 차지하려는 자국중심주의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신냉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에게는 폭력과 차별, 불의에 항의하며 패권적 국제질서를 거부한 3·1독립운동의 정신이 흐르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세계 10위 경제대국, 글로벌 수출 7위의 무역강국, 종합군사력 세계 6위, 혁신지수 세계 1위의 당당한 나라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1 독립운동의 정신이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휘둘리지 않고 우리의 역사를 우리가 주도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 대통령은 연장선상에서 북한을 향해 항구적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더 강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한반도 평화"라며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한 대화의 노력이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의 먹구름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우리가 의지를 잃지 않는다면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카드로 종전선언을 추진, 한미 간 최종 문안 합의에까지 이르렀으나 북한의 불응으로 사실상 좌절됐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다. 이제 누구도 국민주권을 빼앗을 수 없다. 이제 누구도 한 사람의 삶을 소홀히 대할 수 없다"며 "이곳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평범함이 이룬 위대한 대한민국을 기억할 것이며, 국민들에게 언제나 용기와 희망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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