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삼성 계열사 노동자들이 23일 삼성그룹을 상대로 퇴직금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이므로 임금에 해당한다며,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 계산시 성과급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디스플레이노조, 삼성웰스토리노조 등 삼성 계열사의 10개 노조로 구성된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금속삼성연대)는 이날 서울중앙지법에 삼성그룹 각 계열사를 상대로 성과급이 포함된 퇴직금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가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삼성그룹 각 계열사를 상대로 평균임금에 성과급을 포함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응열
금속삼성연대는 “퇴직금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성과급을 포함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삼성은 성과급을 평균임금에서 제외해왔다”며 “이로 인해 발생한 미지급금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의 경우 성과급이 임금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삼성그룹의 대다수 그룹사에서 10년 이상 매년 근로의 대가로 성과급을 지급해왔다”며 “지급기준과 관행, 사용자의 지급 의무가 형성된 성과급을 우발적이고 일시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임금임을 부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삼성을 비판했다.
금속삼성연대 측은 이번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성과급을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다수 나오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지난달 서울고법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전현직 노동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노동자들은 성과급이 평균임금이므로 퇴직금을 계산할 때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는 성과급은 경영전략에 따라 발생한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지급되므로 노동자의 노동 제공과 무관하다며, 노동의 대가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성과급은 근로제공을 해서 사업목표를 달성한 결과로 지급한 것”이라며 “임의적, 은혜적 성질의 금원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회사가 경영성과급 지급 기준을 마련했고 임의로 성과급 지급을 거절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성과급 지급이 당연하다고 여겨질 정도의 인식이 형성됐다”고 짚었다. 성과급이 지급 의무가 있는 임금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6월에는 서울중앙지법이 삼성전자 프린팅 사업부에서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청구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회사는 2000년 이래 매년 성과 인센티브를 지급해왔다”며 “이는 인센티브가 회사 임금체계로 확고하게 편입됐다는 뜻”이라고 봤다. 아울러 “개별 근로자들이 경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성과급을 임금으로 규정한 것이다.
금속삼성연대를 대리하는 정명기 변호사(한국노총 중앙법률원)는 “성과급 지급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노동자들이 개별 회사를 상대로 성과급을 평균임금으로 인정해달라고 제기한 다른 소송에서 이긴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소송에서도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직원들도 소송에 동참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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