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지율이 다시 한자릿수로 내려앉는 등 뒷심 부족을 드러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가족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3자 구도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가족 리스크'로 휘청이는 사이 '무결점 가족'을 내세워 차별화를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다.
안 후보의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딸 설희씨는 3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시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한 데 이어 서울 성북구의 한 다문화 가정을 찾았다. 안 후보 없이 두 사람이 함께 대외 일정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열리는 4자 TV토론 준비에 매진하는 차원에서 따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전날에도 안 후보와 가족들은 지난달 23일 미국에서 귀국한 설희씨의 자가격리 기간이 끝나자마자 서울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나란히 의료 자원봉사를 진행했다. 의사 출신인 안 후보,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박사과정 졸업 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설희씨의 전문성도 자연스레 부각됐다.
안 후보가 가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모습은 다른 후보들에게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불법도박, 성매매 의혹을 받았던 이재명 후보의 장남 이모씨는 현재 근신 중이고, 선거운동을 돕던 부인 김혜경씨마저 이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공무원에게 심부름 등 사적 지시를 한 의혹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휩싸였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가족 문제에 있어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윤 후보도 마찬가지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유튜브 채널 '서울의소리' 기자 이모씨와 나눈 7시간 통화 녹취록에서 일부 언론을 겨냥해 "집권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섰고, 장모 최은순씨는 불법으로 요양병원을 개설해 22억9000여만원의 요양급여를 탄 혐의로 현재 재판 중이다. 지난달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 김씨와 최씨 모두 선거운동 중인 윤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안 후보는 가족 무결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5일 설희씨 미국 출국 이전까지 함께 대외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가족을 선거에 부르고 싶어도 부를 수 없는 양강 후보의 빈 틈을 노려 2030과 중도층 표심 잡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급격한 지지율 정체기를 맞은 상황에서 반전 카드 또한 마땅치 않아 가족의 지원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직전 조사보다 2.8%포인트 하락한 8.2%의 지지율에 그쳤고,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일 발표한 정례조사에서도 지난주보다 2%포인트 떨어진 7.8%에 머물렀다. 설 연휴를 전후해 20%에 안착하겠다는 당초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만 가족을 활용한 선거운동이 실제 지지율 증가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장성철 대구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양강 후보를 생각할 때 일정 대비 효과는 있겠지만, 딱 거기까지"라며 "가족이 훌륭하다고 안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캠페인으로서 유용성은 있지만,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고 내다봤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부인 김미경(왼쪽에서 세 번째)교수와 딸 설희(왼쪽에서 두 번째)씨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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