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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무심함에 '아차'…이재명, 이낙연과 급히 광주 붕괴사고 현장행(종합)
경기 순회 일정 중단, 광주로 발길…피해자 가족 위로에 전력
피해자 가족에 '재발 방지책 마련·책임 규명·보상' 약속
2022-01-27 17:27:29 2022-01-28 00:19:19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7일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을 방문해 피해자 가족 대표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경기도 순회 일정을 접고, 당일치기로 급하게 광주를 찾았다.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로 인한 민심을 수습하는 한편 호남 지지층을 다시 한 번 결속시키기 위함이다.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도 함께 하며 이 후보를 도왔다.  
 
이 후보는 27일 광주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위로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똑같은 사업체에서, 똑같은 지역에서,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또 발생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기가 막힌다”며 “중대재해 사고를 반복해서 일으키는 기업에 대해서는 더 이상 위험한 기업 활동을 못하도록 건설면허를 취소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 가족들께서 저한테 오히려 ‘앞으로 이런 사고 안 나게 해달라, 다른 사람이라도 이런 피해 안 입게 해달라’는 말씀에 제가 정말로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었다”고 했다.
 
이날 이 후보가 당초 예정된 경기도 순회 일정을 중단하고 광주 사고 현장으로 달려간 건 안방에 대한 무심함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공항에서 광주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갑자기 광주 일정을 잡은 건 사실”이라며 “(피해자 가족분들에게)저희가 좀 무심했는데, 안타까운 마음을 전달하고 하루라도 빨리 위로를 드리고 대안도 말씀 드려야겠다는 게 첫 번째 (방문)이유”라고 말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는 지난 11일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자 6명이 실종됐으며, 1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5명 중 현재까지 2명의 위치가 확인됐고 나머지 3명은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사고 현장을 찾았다. 반면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보다 하루 늦은 지난 26일 현장을 방문했다. 송 대표는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를 건네려 했지만 뒤늦은 처사에 사고 피해자 가족들의 항의와 질책만 받았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2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둘러본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를 의식한 듯 이 후보는 이날 사고 현장 주변을 돌아보고 사고 피해자 가족 10여명과 천막 안에서 약 50분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이 후보가 피해자 가족들에게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해 수색·수습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김부겸 총리에게 건의하고 사고 재발 방지 대책, 책임 규명, 보상 등 관련된 모든 사안을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면담 후 이 후보는 사고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현장을 다시 찾았으나 22층에서 이뤄지는 실종자 수색 등에 따른 안전상 우려로 현장 안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안정호 사고 피해자 가족 대표는 “이 후보가 다른 분들보다 오래 있다 갔다”며 한층 누그러진 분위기를 보였다. 그는 “벌써 하청업체한테 미루는 이런 기업이, 구조도 똑바로 안 하는 기업(HDC현대산업개발)이 나중에 저희 가족들한테 피해 보상을 똑바로 하겠느냐, 저희를 난도질 할 것이다. 학동(붕괴 사고)에서 그랬다. 대통령이 되면 그 부분까지 책임져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고 (후보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시 북구 말바우시장을 찾아 “돈보다 사람이 더 안전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민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꼭 만들겠다”면서 “사람의 목숨이 귀하게 여겨지는 그런 세상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광주 군공항 이전, 5·18 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명문화 등이 담긴 광주·전남 지역 공약을 발표했다. 오후에는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광주 충장로우체국 앞에서 광주 시민들을 만나는 등 호남 지지층 결집에 박차를 가했다. ‘우다방’이라고 불리는 충장로우체국 앞 계단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군중들의 예비 집결지이자 정보를 주고받았던 상징적인 장소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가 함께 광주를 찾은 것은 이달 초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광주비전회의’에 동반 참석한 이후 두 번째다.
 
광주=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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