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공수처 출범 1년…"기존 수사관행부터 넘어서라"
참여연대 토론회…전문가들 "과거 답습" 비판
"조희연 사건은 비권력적…1호 선택은 무리수"
"구속영장 발부 전제로 수사 동력 얻으려 해"
입력 : 2022-01-20 17:19:28 수정 : 2022-01-21 08:46: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21일 출범 1주년을 맞이했다.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상징으로 기대를 한몸에 모았지만 받아 든 성적표는 초라하다. 수사 역량에 대한 의문, 수사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논란 등으로 여론의 난타를 받고 있다. 
 
법조계와 학계에서는 공수처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도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수사 관행을 넘어야 하고, 국민의 신뢰도 스스로 쌓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 교수는 20일 참여연대가 개최한 '위기의 공수처 1년, 분석과 제언'이란 토론회에서 "국민의 기대는 높은 것에 비해 아직 명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공수처 설치 이후 공제1호 사건의 명시적인 수사 개시 시점으로부터 약 8개월 차이므로 아직은 지켜볼 점이 많다"고 말했다.
 
"공은 묻히고, 과는 부풀려져"
 
또 "공은 있되 잘 주목되지 않았고, 과도 있으나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이제는 검찰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견제의 기능이 있고, 통신자료 조회, 구속영장 청구와 기각 등 기존 수사와 기소 관행에 대한 비판적 준거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1호 사건으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입건한 것에 대해 "권력형 비리로 보기 어려운 사건을 공제1호 사건으로 했다"며 "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소 권한을 보유하지 않는 사건의 수사를 개시했다"고 비판했다. 또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의 발부를 전제로 수사의 동력을 얻으려는 수사 기법을 그대로 답습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공수처는 수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현재 수사에 전적으로 인력이 투입된 상태"라며 "향후 공소가 제기되면 일부 인력은 공소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사 대상 범위와 기소 대상 공직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에 검찰과의 협업과 수사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비판·폐지론 근거 검증해야"
 
이어 "도입반대론-위헌론-수사 무능론-수사 결과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론-폐지론으로 연결되는 연쇄적 논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공수처에 대한 평가에 앞서 공수처에 대한 비판이 근거를 갖춘 것인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인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신자료 조회, 강제수사 의존의 문제를 넘어 새로운 수사 기법, 절차, 형식 등 체제를 확보해야 한다"며 "동시에 공수처 수사 대상은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범죄란 점에서 피의자의 권리 보장이란 가치와 국민의 알 권리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사회에서 고위공직자 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의 알 권리가 먼저 보호돼야 한다"며 "수사의 종국적 책임을 져야 하는 공수처장이 직접 국민에게 사건의 내용, 의미, 경과,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검사 25명, 수사관 40명 체제는 공수처를 무력화시킬 수밖에 없는 구조로, 가능하다면 공수처법을 개정해서라도 그 규모를 지금의 2배~3배 정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하에서도 연임 규정의 활용, 근무 조건·환경·처우 등의 개선, 다양한 연수·훈련 기회의 확보 등을 통해 우수한 수사 인력이 양성·채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에 대한 감시·견제 제도 필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법센터 검경개혁소위원회 위원장 김지미 변호사는 "공수처의 취지마저 부인하고, 검찰과의 갈등으로 몰아 공수처 무용론을 말하거나 공수처의 작은 실수에도 폐지를 거론하는 방식의 외부 감시가 아니라 진정으로 공수처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외부에서 감시하고 견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신생 조직을 운영의 추이에 따라 보완하고 수정하는 일은 당연하다"며 "규모를 키우고 조직을 강화하고 예산을 늘리는 일은 국회가 할 일이지만, 국민의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동력을 얻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21일 출범한 공수처는 총 16건의 사건을 입건했다. 입건 사건 중 조희연 교육감 사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검사 관련 사건이다. 조 교육감 사건은 공수처가 수사를 종결한 후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해 기소됐고, 윤중천씨 허위 면담보고서 사건은 공수처가 검찰에 재이첩한 후 이규원 검사가 기소됐다.
 
참여연대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위기의 공수처 1년, 분석과 제언'이란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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