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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둔화됐지만…개인사업자 대출 부실화 우려↑
지난달 개인사업자 대출 1.1조원 증가
취약자주 지원책 마련·비금융권 감독강화 필요
2022-01-17 06:00:00 2022-01-17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지만, 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이 받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늘고 있어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개인사업자의 대출 부실화가 우리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취약차주를 위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금융위원회·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는 2000억원 줄면서 7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2월 기준으로는 2004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다. 금융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다.
 
하지만 가계대출 성격이 짙은 개인사업자 대출은 늘고 있어 또다른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지난달 전체 기업대출은 2조8000억원 줄어든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은 1조1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423조원에 육박한다.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 증가율 역시 최근 2년간 15%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업황이 좋지 않아 자금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개인사업자는 중소법인이나 대기업들과 달리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항환 필요성이 없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개인사업자의 대출 부실 위험이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를 돕기 위해 금융권이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유예 등을 해주면서 대출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사들이 코로나 대출을 모두 '정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없어 폐업신고도 안한 무늬만 정상인 부실 채권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화가 우리 경제의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금융권에 대손충당금 확대 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13일 경제·금융시장 전문가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글로벌 긴축전환,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종료 등 예상되는 충격을 충분히 감안해 대손충당금 등 손실흡수능력을 훼손하지 않고 위기대응여력을 차질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도 개인사업자 대출 리스크 확산에 대비해 취약차주의 지원책 마련과 금융권에 대한 감독강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은 "가계부채 증가 속도는 일정 수준 통제되고 있지만, 자영업자 대출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비은행권 대출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책 마련과 함께 비금융권에 대한 감독 강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의 코로나19 대출 상담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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