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카드사들이 연초부터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할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차주단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산정 시 현금서비스가 제외됨에 따라 고객 모집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이달 말까지 현금서비스 이용 시 캐시백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현금서비스를 50만원 이상 누적 이용한 고객 중 2022명을 추첨해 캐시백을 제공하는 식이다. 350만원 이상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중 1명에게는 200만원의 캐시백을 준다. 250만원 이상 사용 고객 중 5명에게는 20만원을 지급한다. 150만원 이상 사용한 50명에게는 2만원을, 50만원 이상 이용한 1966명의 고객에게는 2000원을 현금으로 되돌려준다. 혜택은 다음달 말에 지급된다.
국민카드도 이달 말까지 삼성페이를 통해 국민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캐시백 혜택을 준다. 200만원 이용한 고객에게는 1만원을, 100만원 사용한 회원에게는 5000원을 제공한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대신 현금서비스 마케팅에 나선 것은 대출 규제 탓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계부채 급격히 불어나면서 지난해부터 대출 총량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 대출 심사 강화에 따라 풍선효과로 카드론 사용이 늘자 집중 관리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소득 대비 연간 대출 원리금을 따지는 차주단위 DSR 규제에 카드론을 포함했다. 카드론을 비롯한 총대출액이 2억원을 초과할 경우 차주단위 DSR 규제(은행권 40%, 카드사 50%)가 적용된다. 해당 비율을 초과한 차주는 추가 대출이 불가능하다. 오는 7월부터는 1억원 초과할 경우 규제가 적용돼 수위가 더 높아진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카드론이 취약차주의 부실을 대규모화해 심화시키는 뇌관이 될 우려가 있다"며 "차주의 상환 부담과 관련 있는 모든 대출을 DSR 산정 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금서비스는 DSR 규제 산정 범위에서 제외됐다.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DSR 규제 한도가 소진되라도 추가 자금을 현금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현금서비스 이용이 둔화된 것도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다. 올 3분기 기준 현금서비스 자산은 5조487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7% 증가했지만, 2019년 말과 비교하면 7.3% 줄었다. 업계에선 토스 등 핀테크 대출 비교서비스를 통해 저렴한 금리로 저축은행, 인터넷은행 비대면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이 늘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페이, 쿠팡 등이 선보인 후불결제 서비스 역시 현금서비스 사용을 대체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를 이용해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이용자가 분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차주단위 DSR 규제 산정에서 제외된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에 위치한 한 편의점 현금인출기에서 시민이 현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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